국회로 되돌아온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을 추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 주도의 국회 운영을 비판하며 본회의 개최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이후로 추진한다. 당초 민주당은 오는 18일과 25일로 본회의 소집을 요청했지만 여당 측에서 전당대회가 끝나기 전에는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민주당은 특검법에 찬성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선출될 경우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1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여당 전당대회 전에는 본회의가 열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어 채상병 특검법은 25일 본회의에서 재표결 할 가능성이 높다”며 “25일 본회의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더라도 열리긴 할 것 같다. 민생 법안 등도 처리해야 되는데 끝까지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25일 본회의 개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6일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회동을 갖고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 논의했지만 합의는 불발됐다. 민주당은 18일, 25일 모두 본회의 개최를 희망한다고 전했지만 국민의힘은 방송4법 등과 관련해 동의할 안건이 없기 때문에 회의 개최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최와 관련 입장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좀 더 긴밀한 협의를 위해 매주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도 이달 중 한번은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오는 25일 국민의힘이 본회의 개최에 반발해 필리버스터를 준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될 경우 대안으로 상설특검을 검토하고 있다. 상설특검법은 법무부 장관이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국회가 본회의에서 특검 임명 요청안을 의결할 경우 가동할 수 있다. 이 법안은 이미 제정된 법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민주당은 동시에 국회의 특검후보 추천위원 몫을 야당이 모두 차지하도록 국회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플랜B’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처음 제안하면서 상설특검법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됐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상설특검법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며 “현재 있는 법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15일 같은 방송에서 “상설특검법을 통해 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회 규칙을 개정하는 것은 위법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15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국회 규정을 고쳐서 특검 추천권을 독점하는 것은 위헌·위법이고 탈법”이라며 “나치식 일당 독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