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부동산 시장이 상승 반전의 모멤텀을 찾았다.” “국지적 현상일 뿐이다.”
경기도 성남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이 최고 5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일부 재건축 지역의 아파트 가격(호가)도 오름세다. 업계에서는 기대가 크다. 극심한 침체를 겪던 분양시장이 되살아 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2일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섣부른 예단이라는 지적도 많다. 판교라는 입지에 마지막 중대형 분양이라는 재료가 작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썩어도 준치’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꿈틀대는 부동산 시장=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청약 열기는 낮아진 분양가, 좋은 입지, 부동산 규제완화라는 삼박자가 제대로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이후 첫 판교 분양물량인 데다 전용면적 85㎡ 초과여서 계약 3년 뒤에는 전매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주효했다. 호재가 있는 물량에는 언제든지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유망 물량으로 꼽혔지만 올 초 정식 청약기간 미분양 사태가 발생한 경기도 용인 광교신도시 이던하우스는 추가 청약에서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잠실 제2 롯데월드, 서울시의 한강변 초고층 허용 에 따른 강남 재건축 중심 아파트값 상승도 긍정적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부동산써브 조사 결과 현재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가총액은 67조7823억원으로 지난달 17일(65조7855억원)에 비해 1조9968억원(3.04%) 올랐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강남 급매물 소진과 판교 청약 결과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호재가 있는 곳에 대기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국지적 현상-판교 착시=얼어붙은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풀리기엔 무리라는 시각도 많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불확실성이 커 구매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판교 청약과 입주는 부동산 가격 측면에서는 시장의 악재가 될 수 있다. 판교 청약자의 대다수는 서울 강남과 분당권 거주자. 올해부터 판교 이주가 시작되면 강남과 용인권에 매물이 대거 몰려 나오고, 이 매물이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분당을 시작으로 가격하락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피드뱅크 조사 결과, 지난달 시작된 판교 입주를 위해 분당 거주자들이 아파트를 내놓으면서 현재 분당 3.3㎡당 평균가는 1697만원으로, 2007년 1월(1935만원) 이후 238만원이나 빠졌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판교나 일부 강남권의 열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에는 시장 상황이 너무 나쁘다”며 “오히려 판교 열기로 인한 착시현상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부동산 경기 상승과 연결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이번 판교 물량이 주변 가격보다 높은데 그 정도 청약률을 기록했다면 모르겠지만 저가여서 사람들이 몰렸다”며 “급매물이 팔리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금융기관 대출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 한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김현길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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