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국정어젠다를 소개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 제거하기 위해 실질적 인센티브와 실질적 압력이 뒷받침되는 강한 외교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제조건 없는 직접적 외교와 6자회담 등 효과적인 다자 협상의 틀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거’는 북핵 동결 또는 불능화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백악관이 밝힌 ‘강한 외교’는 북한에게 실질적 당근을 제시하되 북핵 폐기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더 큰 제재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과 이란처럼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위반한 국가는 강력한 국제 제재를 자동 부과토록 하겠다고 밝혀 국제적 압박도 병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직접적 외교를 강조함에 따라 협상 무게 중심이 6자회담에서 북·미간 양자회담으로 옮겨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워싱턴 외교가는 오바마 정부가 6자회담의 틀은 유지하되, 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집권 초기 담판 형식의 북·미간 양자외교를 펼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북핵 특사 자리를 임명하는 것도 초기 북핵 해결의 가닥을 잡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평양 방문 가능성을 열어놨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북한의 전면전 위협 발언을 충분히 예상된 고도의 심리전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핵 특사 지명이 지연되는 것은 북한의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한 기싸움”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는 또 핵무기 물질의 안전을 확보하고 핵물질의 밀거래를 종식시키겠다면서 NPT를 강화하는 한편, 대량살상무기(WMD)의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핵확산방지구상(PSI)’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혀 PSI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공식업무에 착수한 이날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등 중동 각국의 지도자들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중동평화 정착을 위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전했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밝혔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시무식에서 보좌관 가운데 고액 연봉을 받는 직원에 대해서는 급여를 동결하고 로비스트에 연루되는 것을 금하는 새로운 윤리규정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취임사에서 미국인들의 책임을 강조한 만큼 고위 공직자들이 고통분담의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상원은 본회의 표결을 통해 힐러리 국무장관 임명안을 찬성 94표, 반대 2표로 가결시켰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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