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은 적 아닙니다” 오바마,대이란 화해 제스처

“무슬림은 적 아닙니다” 오바마,대이란 화해 제스처

기사승인 2009-01-29 17:06:01
"
[쿠키 지구촌] 60여년간 얼어붙었던 미국과 이란 사이에 훈풍이 불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게 보낼 편지 초안이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 보도했다. 이 편지에는 양국 정상이 조만간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묘사했던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의 적대적 분위기를 뒤집는 획기적 외교의 신호탄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보낼 서신 작업은 지난해 11월6일 이란 대통령이 오바마에게 보낸 당선 축하 편지의 답장 준비에서 시작됐다. 이 편지는 이란 국민들에게 미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오바마가 직접 외교에 개입함으로써 지난 정권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편지의 핵심 내용은 미국의 경우 이슬람 정권의 전복을 원하지 않으며 다만 그들의 행동에 대한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 편지는 적어도 세 가지 초안으로 작성 중이다. 이 가운데 하나는 이란이 자국의 빈곤한 처지와 주변국의 경제적 풍요를 비교해보라고 회유하는 한편 테러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편지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바로 보내지거나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의 이런 유화 제스처는 26일 알-아라비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은 무슬림의 적이 아니며 이란이 주먹을 편다면 외교적 노력을 펼치겠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아흐마디네자드는 “미국이 말하는 변화가 단기적 전술의 변화인지, 근본적 변화인지 불분명하다”며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변화라면 우리는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의 정치분석가인 사이드 레일라즈는 “미국이 편지를 보낸다면 양국 관계의 획기적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하지만 이란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란 정부를 전복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현재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지만 반목의 역사는 195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반외세 민족주의를 내세운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권력을 장악하고 이란 공산당과 손을 잡자 미국은 이란의 군부 쿠데타를 부추겼고, 모사데크는 결국 53년 실각했다. 이후 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계기로 미국을 추종하던 팔레비 왕조가 물러나자 혁명세력은 반미를 외쳤고 이란 대학생들의 미 대사관 점거 사태로 81년 양국간 국교가 단절됐다. 2002년 미국이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후 양국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지금에 이르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대통령님께 감사" 현수막… 5공 회귀한 인천시?
▶'조커 모방' 벨기에 살인마가 한국계?…日,한국혐오증 심각
▶직장에서 해고 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반라 여성 등장 음란 슈퍼볼 광고 '방송 불가'
▶'초등학생' 이민호 화제…네티즌 "정말 이민호 맞아?" 갸우뚱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