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실종된 부녀자 7명을 살해한 주범이라고 자백하면서 화재로 전처를 잃은 충격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하지만 강씨의 말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강씨는 30일 경찰 조사에서 "전처가 죽고 나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전국을 1년여간 떠돈 뒤 여자들을 보면 살인 충동을 느꼈다. 1차 범행 뒤에는 살인 충동을 자제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2005년 10월 안산시 본오동 장모 집에서 난 불로 네번째 부인과 장모가 숨진 사고의 충격이 불특정 여성들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강씨는 "(살해 당시)내가 미쳤었다.유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전처의 사망 원인이 강씨가 거액의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저지른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씨는 사망 5일 전에 혼인신고를 했고, 부인 명의로 4건의 생명보험을 들어 5억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타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사건을 시인할 경우 범행 동기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강씨가 화재 사건만은 끝까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씨가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도 의문이다. 노래방에서 만난 여성을 유인하거나 외진 버스정류장에서 납치한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인, 사체 유기 등 치밀하고 일관된 행동을 보여준 점으로 미뤄볼 때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강씨가 자백한 7명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강씨는 2007년 1월7일 다섯번째 범행 이후 22개월간 살인 행각을 중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백기에 대해 "강씨가 5차 범행 뒤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검거가 두려워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공백 기간 여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쇄살인범에게는 살인 충동을 억제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큰 고통이기 때문에 공백 기간 동안 다른 지역에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안산=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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