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얻어맞는 ‘바이 아메리카’

미국서도 얻어맞는 ‘바이 아메리카’

기사승인 2009-02-03 18:02:02
[쿠키 지구촌] 최근 미국 경기부양법안에 삽입된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조항이 유럽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조차 공격 대상으로 떠올랐다.

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가 경기하강을 겪고 있는 시점에 무역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조치를 동원해서는 안된다”며 “경기부양법안에 이런 조항을 끼워 넣는 것은 좋지 못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양법안을 초당적 협의로 다듬어야 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상원 심의시 수정 대상은 세금 감면 등과 함께 바이 아메리카 조항임을 분명히 했다.

바이 아메리카 조항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도입된 이후 지난주 하원에서 통과된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 부칙에 다시 포함돼 보호무역을 조장한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조항은 도로·교량 등 인프라 건설 공사를 벌일 때 미국산 철강 제품만 사용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상원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경기부양 재원이 투입되는 모든 사업에 바이 아메리카 조항을 적용시킬 것을 검토 중이다.

매코넬 의원의 지적에 이어 이날 미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의 리처드 피셔 총재도 C-SPAN TV 대담프로 ‘워싱턴 저널’에 나와 바이 아메리카 정책과 관련, “보호주의는 경제의 아편”이라며 “처음에는 기분이 좋지만 결국 경제를 죽음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주에 이어 캐나다와 유럽은 이 조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캐나다의 스톡웰 데이 무역장관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보복행위만을 부추길뿐”이라고 말했다. 존 버튼 미국 주재 유럽연합(EU) 대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는 첫 주요 법안이 불필요하고 낭비적인 방식으로 다른 나라의 경제적 이익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세계가 필요로 하고 있는 그의 지도력이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30일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짐 더글러스 버먼트주지사와 만나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양당간 입장 차이가 (상원) 통과를 지체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어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년 안에 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하면 자신의 재선 도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하며 경기부양책의 조속한 통과를 강조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재선 문제까지 꺼내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이는 미국의 극심한 경기침체로 새해 들어서도 실업공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간부직의 40% 감축을 포함, 전체 인력의 4%에 달하는 7000여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달 말쯤 전체 인력의 3∼4%에 해당하는 1500∼1800명의 직원에 대한 감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또 소비위축으로 기업 실적도 악화된 가운데 바비인형을 만드는 세계 최대의 장난감 제조업체인 미국 마텔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46%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특파원
dhlee@kmib.co.kr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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