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마을극장 성미산마을극장 오픈

국내 최초의 마을극장 성미산마을극장 오픈

기사승인 2009-02-03 17:21:02


[쿠키 문화] 오는 7일 우리나라 최초의 마을극장이 문을 연다. 서울시 성산동 ‘시민공간 나루’ 빌딩 지하에 자리잡은 성미산마을극장이 그것이다. 마포구 성산동 일대 주민모임인 ‘성미산마을’ 사람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공연장이다.

극장장은 감정평가사가 직업인 유창복(48·사진)씨가 맡았다. 유씨는 마을극장을 “문화예술을 매개로 주민들이 만나고 접속하는 새로운 소통의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시민연극제도 하고, 독립영화제도 하고, 워크숍도 할 거예요. 극장 안에서 이뤄질 것들을 상상하면 너무 신나요. 아마추어들끼리 극장을 어떻게 운영할 거냐고 걱정들도 하는데요, 저는 별로 걱정 안 해요. 일단 문을 열어놓으면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아마 난리가 날 거예요.”

극장은 좁고 높은 사각형 공간이다. 내부만 따지면 30평 규모. 발코니석까지 합쳐도 객석이 95석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하 1, 2층을 터 천장 높이를 6m까지 올렸기 때문에 울림이 좋고, 조명과 음향 시설도 전문공연장 못지않게 갖췄다.

주민들이 마을극장을 구상한 건 2년 전이라고 한다. 유씨는 “마을극단, 사진동아리, 성미산풍물패, 청소년밴드 등 주민들이 만든 문화예술 동아리가 10여개 되다보니까 이들이 연습하고 공연할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소망은 지난해 시민단체 4곳(함께하는시민행동, 한국여성민우회, 녹색교통운동, 환경정의)이 공동 빌딩을 지어 성산동으로 이전해 오면서 빠르게 구체화됐다. 시민단체들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빌딩의 지하공간을 내놓겠다고 밝힌 것이다.

시민단체의 기부와 주민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진 성미산마을극장은 7일부터 두 달간 개관기념페스티벌을 벌인다. 콘서트, 무용, 국악, 연극, 뮤지컬, 마임, 패션쇼 등 다양한 장르에서 30여개 팀이 출전해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어르신영화제, 아이들영화제, 주말영화제, 심야 여성영화제 등 영화 상영회도 줄줄이 준비돼 있다. 유씨는 “공연은 주로 저녁에 하고, 오전은 주부들이, 낮에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극장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여기 사는 주민들만의 공간이 아니니까 다른 동네 사람들도 와서 같이 놀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성산동 일대에서 13년째 살아오며 성미산마을학교, 두레생협, 마포FM(마포지역 공동체 라디오) 등을 설립하는데 힘을 보태왔다. 도시 마을운동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성미산마을 운동의 1세대인 셈이다. 유씨는 “어디 한 군데 마음 붙일 곳이 없는 이 도시에 살면서 돌봄의 관계가 가능한 커뮤니티가 어디 있을까 생각하다가 마을에 주목하게 됐다”면서 “다행히 제 주변엔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성공적인 협동의 경험은 또 다른 협동을 이룰 힘을 주었다”고 말했다. 글·사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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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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