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와의 대화’ 서기범 6번째 개인전

‘자기와의 대화’ 서기범 6번째 개인전

기사승인 2009-02-04 13:11:02

[쿠키 문화] 작가 서기범의 6번째 개인전이 2월6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부천시청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개인 내면에서 자아와 초자아가 서로 부딪히고 타협하는 과정을 화폭에 담아 온 서기범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자기’와의 대면과 영혼의 승화를 보여 주고 있다.
서기범은 작품 활동 초기에 독특한 주제와 독창적인 질감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청색과 붉은색에 집착했던 20, 30대의 화풍에 매달렸던 서기범은 다시 기본기를 익히겠다며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그는 누드화를 거쳐 사물의 내적이고 심미적인 에너지를 탐구하는 사실화에 이르렀다.

서기범의 작품이 외적 측면에서 갖는 가장 큰 특징은 입체적 양감과 기술적 화법에 있다. 그가 그린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캔버스가 아닌 흙벽 또는 마모를 거치지 않은 나무판자에 그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는 배경을 채색할 때 의도적으로 그려 넣은 ‘흠’과 ‘결’의 문양들 때문이다.

서기범이 일관되게 취하는 ‘액자 형식’의 구성은 자신과 세계라는 이분적 존재에 대한 그의 근본적 지각을 보여 준다.
‘벽’으로 분리된 나와 사물이 결국은 서로 다른 개체라는 전제 하에서도 결국 그 둘이 서로 단일체 라는 ‘물아일치’의 개념을 바로 그 흠과 결의 형상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의 삶의 질곡을 드러내는 매우 솔직한 심리적 상징이기도 하다.

창 너머의 공간은 그의 이데아, 또는 피안의 세계이며 창 안쪽의 세계는 그의 현실의 삶이자 그가 놓인 실질적인 세계인 동시에 그의 존재론적 현실인 셈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소재인 새와 나비, 물고기 등은 그가 동경하는 이상향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나비, 즉 ‘psyche’는 인간의 정신을 나타내는 상징물로서 직관형 인간인 그가 육에서 정신으로의 탈화를 몹시 갈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나 물고기도 때로는 그의 내면의 상처를 자가 치유하는 상징물로써 때로는 나비와 유사한 의미의 동경의 대상으로 해석 될 수 있는데 이 역시 그가 삶의 궁극적인 지점으로 지고한 정신 세계를 갈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구와 구를 연결하는 입체적 도형은 작가뿐만 아니라 인류의 집단 무의식 속의 좀더 근본적인 원류, 즉 원형 (archetype)의 상징으로도 읽을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이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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