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에 쫓겨난 한인2세 오바마 백악관 합류

볼턴에 쫓겨난 한인2세 오바마 백악관 합류

기사승인 2009-02-04 20:10:01
[쿠키 지구촌]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보수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미국 대사로부터 인사조치를 당한 뒤 국무부를 떠났던 한국계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전문가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에 입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현지시간) 백악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공화당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의 외교담당 보좌관으로 있던 한인 2세 렉슨 류(36)씨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최근 합류했다. NSC에서 맡을 구체적인 직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공화당 출신이 민주당 행정부 요직에 발탁된 것은 일선 참모들도 초당적으로 중용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류씨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분야 및 중동지역 전문가인 점과 오바마가 헤이글 전 의원의 외교 스타일을 존중해 온 점 등도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류씨는 지난해 여름 오바마 대선 후보와 헤이글 당시 상원의원의 중동지역 순방을 직접 주선하고 수행하기도 했다.

2003년 당시 중동지역 비확산 분석관이었던 류씨는 상사에게 정보를 감추고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볼턴 국무부 군축·비확산담당 차관의 지시로 비확산국에서 근동국으로 인사조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5년 4월 유엔 대사 내정자인 볼턴에 대한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칼 포드 전 정보국장 등은 볼턴을 권력 남용자라고 비난하며 이같이 증언해 인준이 지연되는 등 정치문제로 비화됐다.

미 언론들은 당시 류씨에 대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신임을 얻은 떠오르는 스타였다고 평가했다. 이후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의 특보로 일하다 2005년 헤이글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볼턴은 2007년 말까지 상원 인준이 되지 않자 대사직을 자진 사퇴한 반면, 류씨는 이번에 오바마 행정부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됨으로써 묘한 대조를 보였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출신인 류씨는 UC버클리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국무부에 들어가 부장관실, 이라크 담당 데스크로 활동했으며 이집트 대사관 등에서 근무했다. 부인 켈리 류는 현재 국무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류씨는 2006년 말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선정한 ‘35세 미만 최우수 의회 보좌관 35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특파원
dhlee@kmib.co.kr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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