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영화 방불케한 납치 수사…위조지폐 회수 못해 ‘비상’

첩보영화 방불케한 납치 수사…위조지폐 회수 못해 ‘비상’

기사승인 2009-02-13 2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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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경찰이 30대 상점 여주인 납치 사건에 첩보영화에 나오는 수사 방법을 동원했지만 어설픈 실행으로 납치범을 잡지 못했다. 납치된 여성은 풀려났으나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납치범에게 건넨 위조지폐를 회수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13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시내 한 상점에서 30대 여성이 20∼30대 남자 2명에게 납치됐다. 납치됐던 여성은 18시간여 만인 11일 오후 6시30분쯤 경기도 광명시 한 도로변에서 풀려났다. 경찰은 1만원권 위조지폐 7000장을 만들어 위치추적장치(GPS)가 부착된 골프 보조가방에 넣어 납치범에게 전달하면서 검거하려 했으나 납치범들은 위폐를 챙겨 달아났다.

납치범들은 11일 오전 1시55분쯤 납치한 여성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부인을 인질로 잡고 있으니 현금 7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협박했고 이후 두 차례 더 협박 전화를 걸었다. 경찰은 가방을 11일 오후 2시쯤 여성의 남편을 통해 성산대교 인근 주차장에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넘겼다.

GPS 추적은 2시간 만에 무위로 돌아갔다. GPS가 장착된 가방이 2시간여 후 서울 구로동에 있는 한 아파트 경비실에서 발견됐다. 가방 안에 든 위폐는 모두 사라졌다.

경찰은 가방을 넘겨준 오토바이 운전자 추격에도 실패했다. 오토바이 동호회로 위장한 오토바이 4대와 택시 2대, 일반 자가용 6대를 동원했으나 상대방이 서울 목동 한 병원의 골목길로 사라지면서 20여분간의 추적은 허무하게 끝났다. 피해자는 무사히 풀려났지만 납치범들이 몸값으로 받은 돈이 위조지폐라는 것을 알았다면 피해자의 생명은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한국은행은 "경찰에게서 공문을 받고 수사용 화폐 모조품 7000장이 유통될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전 금융기관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경찰이 만든 위폐는 홀로그램, 숨은그림, 맹인용 점자가 없고 조잡하다"며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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