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한 경찰,더 멍청한 범인…빵집 여주인 납치사건

어리숙한 경찰,더 멍청한 범인…빵집 여주인 납치사건

기사승인 2009-02-15 20: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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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빵집 여주인을 승용차로 납치한 2인조 납치범 중 1명이 검거됐다. 용의자들은 예행연습까지 하며 치밀한 준비를 했지만 훔친 차량에 자신이 타던 차량의 번호판을 다는 어수룩함을 보였다. 한눈에도 위조지폐임을 알 수 있는 조악한 위폐에 속아 넘어갔다. 경찰은 피해자 안전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티 나는 위조지폐를 넘겨준데다 눈앞에서 범인을 놓치기도 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15일 서울 내발산동 한 빵집 여주인 A씨를 납치한 뒤 가족을 협박해 현금 7000만원을 뜯어내려 한 혐의로 심모(28)씨를 구속했다.경찰은 공범 정모(32)씨를 전국에 긴급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와 정씨는 납치를 모의한 뒤 체어맨 승용차를 훔치고 오토바이 한 대를 빌렸다. 체어맨을 이용해 의심을 피하고, 돈을 받을 때에는 기동성이 좋은 오토바이로 경찰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들은 지난 10일 신정교 남단과 노들길 성산대교 일대에서 오토바이가 전방을 탐색하면 체어맨이 따라가는 식으로 예행연습까지 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1시30분쯤 A씨를 차에 태워 납치한 뒤 가족을 협박해 현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훔친 체어맨이 도난차량이라는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번호판을 바꾸면서 심씨 소유 프라이드 승용차 번호판을 떼어내 다는 실수를 저질렀다. 경찰은 도주 경로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한 끝에 체어맨에 달린 번호판을 포착하고 프라이드 주인 심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또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을 비닐봉투에 담은 뒤 다시 가방에 넣으라고 요구했고, 달아나다 봉투만 꺼내고 가방은 버렸다. 경찰이 가방에 위치추적장치(GPS)를 넣었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경찰은 가방에 GPS를 달았었다.

이들은 19시간 만에 A씨를 풀어준 뒤 한 모텔에 몸을 숨겨 자축하는 의미로 샤워를 하고 맥주도 한 잔씩 했다. 하지만 봉투를 연 뒤 조악한 위조지폐를 보고 경악했다. 이들은 위폐를 사용할 경우 자신들의 범행이 탄로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태우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폐는 정씨가 체어맨에 싣고 달아났지만 돈이 실제로 태워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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