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TF 추일승 감독 “모든 게 내탓”

[프로농구] KTF 추일승 감독 “모든 게 내탓”

기사승인 2009-02-23 10:05:01

[쿠키 스포츠] 프로농구 부산 KTF 추일승(46) 감독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그도그럴것이 22일 열린 원주 동부전을 놓치면서 10개구단 중 처음으로 올시즌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KTF가 남은 11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공동 5위 안양 KT&G와 창원 LG(이상 22승21패)가 잔여경기를 전패하더라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

KTF는 10승33패로 9위 대구 오리온스에도 5승 차로 뒤처진 꼴찌다. 참담한 성적이다. 추 감독은 “어느 시즌보다 많은 준비를 했던 탓에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뒤 상념에 잠겨있을 쯤인 22일 오후 그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우선 ‘이렇게 마음 아픈 날 전화를 드려 죄송하다’는 말로 추 감독의 심사를 엿봤다. 그는 의외로 담담했다.

“몇 경기 안남았지만 시즌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또 리그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를 최대한 많이 잡을 생각입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1차 목표 달성에 실패한 만큼 팀 운영에 변화를 주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동안 벤치를 지켰던 신인과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에게 출전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올시즌 부진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유를 얘기했다. 그러나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고 했다.

“외국인선수 스티브 토마스가 부상을 안고 한국에 온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교체 멤버로 데려온 외국인선수도 부상이 잦았고요. 여기에다 양희승 조동현 송영진 김영환까지 국내 선수들도 줄줄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모든 게 제 능력 부족 탓입니다.”

그는 올해로 프로팀 사령탑만 6년째다. 매경기 결과로 평가받아야 하는 프로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의 일단도 드러냈다. 처음엔 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그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오래할 직업은 아니지만, 매력있는 직업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말도 했다.

6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때로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2006∼2007시즌을 꼽았다. 아쉬움도 컸다고 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는 올시즌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것을 올해 만회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훈련도 일찍 시작했는데, 모든 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아직도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규시즌 1,2위를 달리고 있는 동부 전창진 감독과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여자 프로농구 천안 국민은행 정덕화 감독, 구리 금호생명 이상윤 감독이 추 감독의 동기들이다. 그는 “정덕화 감독의 수비전술 변화나 유재학 감독의 용병술은 정말 배우고 싶은 점”이라고 말했다.

시즌 내내 팀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그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도 일찌감치 여러 말들이 나왔다.

“프로 감독이라는 게 시즌 중에라도 성적이 안좋으면 하차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보도가 많았지만 무뎌질려고 했고, 무엇보다도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직 시즌 전체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올려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추 감독의 계약기간은 5월31일 끝난다. 6시즌 KTF 사령탑을 맡아온 그는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해 세 차례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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