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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간 급박한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설파하던 것에서 벗어나 2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가진 의회 연설에서는 위기극복을 위한 자신감과 국민적 단합 및 재건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경제위기의 중압감이 미국의 운명을 결정짓지 못한다”며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합심해서 위기에 용감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책임을 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다시 건설하고 경제회복을 이뤄냄으로써 과거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52분간 진행된 오바마의 연설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경제문제에 대부분을 할애,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한 미국의 현실을 반영했다. 하지만 그의 메시지는 경제현실을 인정하되 비관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에 주안점을 뒀다. AP통신 등은 이날 연설이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 폐쇄조치를 단행한 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자신감과 용기가 우리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성공요소”라고 강조한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오바마의 메시지가 ‘희망 모드’로 바뀐 것은 지나친 위기의식 강조가 오히려 증시 폭락 등으로 이어지는 역효과를 냈던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지난 20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경제현실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좋지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청정·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선도하는 국가가 21세기 주도국임을 강조하면서 미국 기술이 한국보다 뒤져있는 현실을 인정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조립라인을 돌고 있으나 이들 자동차는 한국산 배터리에 의해 구동되고 있다”고 토로한 것. 그는 또 “미래의 일자리와 산업이 미국의 국경 밖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는 미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여전히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드러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새로운 전략을 강조한 것 외에는 외교정책은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오바마가 이라크 주둔 미군 대부분을 내년 8월까지 철수시키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는 본회의장에 꽉들어찬 의원들의 환영을 받느라 연단으로 오르는 데 15분 가까이 걸렸다. 연설에서 기립박수는 61차례 터져 나왔다. 연설 내용에 대한 여론의 첫 반응은 호의적이다. 연설 직후 CNN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경제회복 플랜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공화당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계 출신 바비 진달(37)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오바마 연설 직후 공화당을 대표한 반박 형식의 TV 연설에서 경제회복을 위해 정부·여당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협력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는 곧 “오바마 정부의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은 큰정부를 만들고, 결국 세금만 올려서 미래 세대에게 부채만 떠맡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진달의 연설은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의 주지사 관저에서 진행됐다. 진달은 2007년 루이지애나에서 남북전쟁 이후 유색인종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주지사에 오른 인물로 ‘공화당의 오바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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