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여야간 논란을 빚던 방송법 등 22개 미디어 관련법을 문방위 전체회의에 직권상정했다. 민주당은 문방위 회의실에서 무기한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고 위원장은 회의에서 "3당 간사에게 계속 협상을 요청했지만, 진전이 없다"며 "국회법 제77조에 의해 방송법 등 22개 미디어 관련법을 일괄상정할 수밖에 없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고 위원장은 이후 배포한 성명서에서 "법안을 상정조차 못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한 국회의원의 입법권 제약"이라며 "미디어법 상정은 통과가 아니라 논의의 시작이며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에 버금가는 다양한 여론수렴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미디어 관련법안을 직권상정함으로써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은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대여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정세균 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 출범 1년 되는 날에 언론악법을 날치기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며 "도대체 정신이 있는 여당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 60여명은 이날 밤부터 문방위 회의실을 점거했다. 연말연초 쟁점법안 격돌 끝에 지난달 6일 본회의장 점거를 푼 지 50일만이다. 민주당은 쟁점법안이 계류 중인 다른 상임위에서도 회의 진행을 저지키로 했다.
전국언론노조는 26일 오전 6시를 기해 총파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BC 노조는 필수 송출인력을 제외한 2000여명의 조합원들이 방송제작을 거부키로 했으며 SBS 노조는 26일 오전 파업대책본부 회의를 소집해 파업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논의하는 자리에 들어오면 일방처리를 하지 않겠지만, 논의에 참여하지 않으면 국회법 절차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성명을 내고 "현재처럼 대화와 타협없이 본회의를 맞을 경우 국회의장으로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26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의장의 제안을 거부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법안 심사소위를 열어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 전체회의에 넘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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