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마법사’ 거스 히딩크 감독(63·첼시·사진)의 어퍼컷이 전 유럽을 뒤흔들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첼시의 신임 사령탑에 오른 지 불과 2경기 만에 가시적인 효과들을 쏟아내며 ‘마법사’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는 첼시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브릿지서 열린 2008∼200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강호 유벤투스를 1-0 으로 격파했다. 첼시는 오는 11일 원정으로 열리는 16강 2차전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8강 진출이 확정된다.
당초 첼시의 승리 가능성은 높게 점쳐져왔다. ‘윌리엄힐’과 ‘레드브룩스’ 등 스포츠 베팅 업체들은 첼시의 우승 가능성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이어 3번째로 높게 매겼다.
포지션 별로 흠잡을 곳이 없는 막강한 전력이 이유였지만 도박사와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히딩크 감독이었다. 첼시가 히딩크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이후 거둔 2연승에 도박사들이 주목했던 것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사령탑 부임 후 첼시의 첫 경기였던 지난 15일 왓포드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을 관중석에서 ‘리모콘 지휘’해 3-1 승리로 이끌었다. 자신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22일 EPL 정규리그 25라운드에서는 아스톤 빌라를 1-0으로 꺾고 3위로 도약했다.
순위 상승보다 더 놀라운 기적은 첼시가 지난 10년 간 9차례의 경기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6무3패) 아스톤 빌라를 격파했다는 점이었다. 거액의 연봉을 들였던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의 사령탑 교체 작업이 당장 눈 앞에서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과 호주, 러시아 등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을 당시 기적을 연출해왔던 히딩크 감독이지만 전 세계 스타플레이어들이 포진한 첼시에서 조련사 역할을 제대로 해낼 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은 초반부터 빠르게 발휘되며 위기의 첼시를 구하고 있다.
프랭크 램퍼드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허공을 가르고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의 골이 폭발할 때마다 히딩크 감독은 가볍게 주먹을 움켜쥐는 세러머니를 선보인다. 히딩크 감독의 세러머니의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전 유럽은 더욱 긴장감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여전히 ‘배부르지 않은’ 듯 하다. 그는 이날 유벤투스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현지 언론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멋진 골을 만들어냈지만 원정 경기(16강 2차전)에서 여유를 얻기 위해서라도 한 골 정도는 더 필요했다. 마지막에는 상대에게 많은 기회를 내줬다”며 첼시 선수들을 채찍질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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