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발산동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인 정승희(32)가 기존에 확인된 712장 외에 모조지폐 27장을 더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남은 6000여장을 모두 불태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매수를 확인하기 힘들어 더 많은 모조지폐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정승희가 지난달 14일 신길동에서 대포폰(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설한 휴대전화)을 구입하려고 택배기사에게 모조지폐 30만원을 넘겨줬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종로3가 포장마차, 장사동 복권가게, 망우동 슈퍼마켓에서 1장씩 발견된 모조지폐는 대포폰 구입에 쓴 30장 중 3장이다. 경찰은 범행 전후 사용한 대포폰을 추적, 지난 28일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 쪽방에서 정승희를 검거했다.
경찰이 확인한 모조지폐는 지난 11일 정승희가 피해자인 제과점 여주인을 풀어주면서 택시비로 준 7장과 대구에 사는 친구 신모(34)씨가 태워버린 2장을 포함해 712장이다. 대포폰 구입에 쓴 모조지폐 가운데 27장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 모조지폐는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택배기사와 대포폰 판매자를 수사하고 있다.
정승희는 나머지 모조지폐 6261장을 지난달 23일 은신처에서 불태웠다고 진술했다. 현장에는 타고 남은 재가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하지만 실제로 6261장을 모두 태웠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모조지폐를 유기·은폐하거나 추가 사용했는지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정승희와 공범 심모(28)가 지난해 10월 서울 신정동, 지난 1월16일 성북동에서 발생한 납치 사건과 동일범이라는 단서를 포착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2인조 납치범이고 복면과 청테이프로 피해자 얼굴을 가린 점, 차에 태워 서울 시내를 이동하며 돈을 뜯어낸 점 등 유사한 수법에 주목하고 있다. 성북동 납치 사건의 경우 범인들이 피해자의 체어맨 승용차와 금품을 함께 빼앗아 달아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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