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km 세계 6위 인천대교… 삼성물산 초고층 기술 접목 건설

21.4km 세계 6위 인천대교… 삼성물산 초고층 기술 접목 건설

기사승인 2009-03-08 16:35:02

[쿠키 경제] 영국 건설전문지 컨스트럭션 뉴스는 2007년 인천대교를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미국 그랜드캐년에 있는 공중 유리교량 ‘스카이 워크’ 등과 함께 세계의 경이로운 10대 프로젝트에 선정했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 신도시를 잇는 인천대교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작품으로 인정했다.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인천대교는 민자도로와 연결도로를 포함, 총 연장 21.4㎞로 세계 6위 규모다. 또 선박 주항로 구간에 위치한 사장교(斜張橋)는 교각 사이가 800m, 주탑 높이가 238.5m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사장교란 양쪽에 높이 세운 기둥에서 쇠줄을 드리워 다리를 지탱하는 것으로, 통상 물의 속도(유속)가 빠르고 수심이 깊은 곳에 적용된다.

◇FSLM으로 환경 극복=인천대교가 위치한 송도 앞바다는 바람이 심하고 안개가 잦다. 또 하루 두 번씩 바뀌는 조수 간만의 차가 평균 9.27m, 밀물과 썰물 때는 유속이 초당 1.27m에 달한다. 게다가 주어진 공사기간은 52개월. 인천대교 길이의 3분의 1 수준인 서해대교 건설에 72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악조건이 겹친 셈이었다.

삼성물산은 이에 따라 일반 건설 프로젝트와 달리 공기 단축을 위해 단계별로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공기 단축을 위해 대표적 신공법으로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사장교는 주탑을 중심으로 양쪽 균형을 맞추면서 상판 조각을 붙여간다. 반면 FSLM 공법은 1경간(교각간 거리)에 해당하는 상판을 지상에서 미리 제작해 바지선으로 운반, 해상 크레인을 이용해 다리 위로 올린 다음 특수차량에 싣고 제 위치로 옮겨 연결해 나가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도로교 건설에 세계 최초로 FSLM 공법을 사용했다.

상판은 1개당 길이가 50m, 폭 16m, 두께 3m에 무게가 1400t에 달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인천대교에는 이런 상판이 총 336개가 설치된다. 50m 상판을 한 번에 만드는 제작라인도 세계적 규모와 함께 첨단기술을 자랑한다. 새로운 콘크리트 양생기법 등을 통해 상판을 이틀에 한 개씩 생산, 공기 단축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사 현장에서 직접 콘크리트를 타설해 상판을 만들면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FSLM 공법 등을 통해 전체 공기를 3개월 정도 단축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초고층 기술도 한 몫=삼성물산이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등으로 인정받은 초고층 건축기술도 큰 역할을 했다. 인천대교는 세계 6위 규모 사장교인 만큼 교각의 핵심인 2개 주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높이 238.5m로 서울 여의도 63빌딩(249m)과 맞먹는 주탑에는 초고층 건물에 적용돼온 ‘층당 3일 공정’이 동원됐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타설에 필요한 거푸집의 경우 1개 층 공사가 끝나면 해체돼 다음층에서 다시 조립해 사용된다. 반면 층당 3일 공정은 1개 층 공사가 끝나면 거푸집을 2300t급 유압잭 장비를 이용해 자동으로 다음 층으로 이동시킨다. 이동 시간은 단 30분. 이런 식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3일만에 1개층이 완성된다. 그만큼 시간과 인력이 절약되는 셈이다. 교각 수직도 관리를 위한 GPS(위성위치추적시스템) 이용기술 역시 버즈 두바이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악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 건설사들도 적용하지 못한 신공법과 첨단기술을 적용,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관계자들은 현장 방문 후 즉석에서 계약을 제안해 두바이 팜 제벨알리 해상교량 공사(3억5000만달러)를 수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5년 7월 착공 이후 연 평균 인력 23만명, 중장비 4만대가 투입된 인천대교는 현대 첨단 교량기술이 더해져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첨단기술 개발은 계속된다=삼성물산은 최근 주탑 사이 길이만 3000m가 넘는 ‘꿈의 현수교’ 건설에 적용될 신공법을 개발, 현장 적용시험까지 마쳤다. 3000m급 장대교량은 구조와 지반, 시공, 재료, 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기존 교량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과 신공법이 요구된다. 특히 3000m급 현수교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람과 지진에 따른 진동을 제어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교량 시스템 변경, 케이블 댐퍼 등을 활용한 풍진동 제어기술을 개발했다. 400m 이상 높이의 주탑과 초대형 앵커블록을 짓는데 쓰일 특수 콘크리트 개발도 마쳤다.

현수교를 지탱하는 케이블 문제도 해결했다. 현수교는 시공 중 늘어나는 케이블 변위 예측 뿐아니라 케이블 자체 구조적 결함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시공단계 중 주케이블 상대변위를 3.3m(허용변위 8.6m)로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 시공 단계에서부터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인천대교의 기술력을 통해 확보한 국제적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러시아 등 해외 교량공사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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