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국장은 미국에 대한 안보 위협 중 하나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전을 꼽으면서 “북한이 다양한 면모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인공위성을 발사하기위해 또 다른 시도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질의 응답이 아닌 모두 발언에서 먼저 나왔다는 점에서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간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이 미사일이냐, 인공위성이냐는 논란 와중에 미국 행정부의 정보 수장이 북한 주장을 사실상 수긍하는 발언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북한이 우주발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믿으려 한다”며 그간 다양한 정보축적을 통해 이같은 판단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인공위성 쪽에 무게를 둠에 따라 유엔을 통한 추가제재 등 북한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대응수위가 달라질 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같은 판단이 야기할 파장이 어느 정도까지 증폭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우선 미사일 발사시 미사일 요격을 공언해 온 미 군사당국이나 일본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미사일 발사를 준비해왔다고 확언해 온 터여서 한·미 양국간 정보 공유에 균열이 생긴 게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블레어 국장의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발사했다고 주장했던 1998년때 처럼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 의향을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북한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심한 으름장을 놓는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인공위성 준비가 대미 협상용임을 미 정보당국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청문회에 동석한 메이플스 DIA 국장은 북한이 탄도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6자회담이 실패할 경우 추가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을 촉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메이플스 국장은 북한이 핵탄두 탑재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은 주권과 독립을 확실히하는 동시에 미국과 주변국에 지위를 보장받으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메이플스 국장은 미리 제출한 안보위협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의 권력 세습에 관해 분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에 따른 권력세습은 북한 정권이 1인 지배체제 이기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부드럽게 진전될 전망이라는 것.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주요 인물과 파벌이 통치권을 놓고 경쟁하려 하기 때문에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특파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