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국 교육 왜 언급했나…‘향학열’강조위한 최적의 본보기

오바마 한국 교육 왜 언급했나…‘향학열’강조위한 최적의 본보기

기사승인 2009-03-11 17:27:08

[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국의 교육 개혁의 본보기로 한국을 거론한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향학열’을 배우자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미국이 세계 최고의 교육강국인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초·중등 교육현장에서 싱가포르 등 후발 강국들에 자꾸 뒤쳐지는 학력수준과 50%안팎의 학교 중도 탈락률 등을 언급하면서 이대로는 21세기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중학교 2학년 수학·과학이 다른나라 학생들보다 2년이나 뒤쳐져 있음을 개탄했다. 그러면서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1개월가량 학교 수업시간이 많은 한국을 본받아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는 “더 많은 수업일수가 인기있는 생각이 아님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새로운 세기의 도전과제들은 교실에서 더 많은 시간 (지낼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 어머니가 새벽부터 가르쳤던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경쟁국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에 교육 시간을 덜 들이고 중요한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서 교육의 효율성에서도 미국이 뒤떨어져 있다는 사실도 부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학교와 학부모는 물론 학생 개인의 공부에 대한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질 좋은 교사 양성을 위해 성과급제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 교사 성과급제 확대는 대선에서 그를 지지했지만 돈으로 교사의 질을 평가하는데 반대해 온 전미 교원노조의 뜻과 다른 것임에도 공교육을 위한 경쟁 시스템 도입을 밀어부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특히 방과 후 프로그램의 확대를 강조하면서 여름에도 이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급제와 방과후 프로그램은 한국계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이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고 있는 정책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TV토론에서 리 교육감의 교육개혁을 극찬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는 정부지원 자율형 공립학교(charter school) 지원 확대방안도 포함됐다. 그는 워싱턴과 26개주는 주정부 차원에서 차터스쿨 숫자를 제한해왔으나 앞으로는 이같은 제한을 풀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터스쿨이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만 일반 공립학교와 달리 위탁기관에 맡겨 교과운영 등에서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자율성을 존중하는 시스템을 갖춘 학교다. 흑인 등 가난한 가정의 학생이 몰려 있는 뉴욕시와 펜실베이니아 주 등지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특파원
dhlee@kmib.co.kr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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