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라이벌 리버풀에 덜미를 잡혀 리그 12승 연승과 17경기 무패행진에 실패했다. 박지성은 선발 출장해 선제골이 된 페널티킥을 유도해내는 활약을 펼쳤지만, 팀 배패로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다.
맨유는 14일 밤(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08∼200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대4로 참담한 역전패를 당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선두 맨유(20승5무3패·승점 65)는 2위로 올라선 리버풀(17승10무2패·승점 61)에 승점 4점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맨유는 또 이번 시즌 리버풀과의 2차례 리그 맞대결을 모두 지는 수모를 당했다.
초반 경기의 주도권은 맨유가 잡았다. 그 흐름의 중심에 박지성이 있었다.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웨인 루니와 자주 자리를 바꿔가며 중앙에서 리버풀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3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크로스를 받아 아크 안쪽 페널티지역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의 발끝에 볼이 걸리면서 크로스바를 넘어 코너 아웃되고 말았다.
박지성은 정확한 원터치 패스를 바탕으로 루니, 카를로스 테베스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전반 22분 마침내 박지성이 선제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테베스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다 리버풀의 골키퍼 페페 레이나와 충돌했다. 레이나의 팔에 박지성이 걸려 넘어지자 주심은 휘슬을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호날두가 강력한 킥으로 왼쪽 골네트를 때려 맨유가 1-0으로 앞서 나갔다. 호날두의 시즌 13호골.
그러나 맨유는 6분 만에 네마냐 비디치가 수비 실책을 해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단독 찬스를 내줘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 골로 경기 흐름은 순식간에 리버풀쪽으로 기울었다.
1-1로 맞선 전반 43분 파트리스 에브라가 페널티박스 라인을 넘어서는 스티븐 제라드의 발을 걸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줬다. 제라드가 직접 찬 페널티킥이 맨유의 오른쪽 골문을 파고들면서 2-1 역전.
맨유는 후반들어 총공세를 펴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닌 호날두의 부진 속에 공격의 실마리를 쉽게 풀지 못했다. 후반에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박지성은 8분만에 중앙으로 파고들며 슈팅 기회를 엿봤지만, 리버풀의 밀집 수비에 막혔다. 후반 15분에도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을 맞았지만, 반 박자 타이밍이 늦어 슈팅 찬스를 잡지는 못했다.
맨유는 후반 18분 호날두와 루니의 콤비 플레이로 골문 앞 테베스에게 볼이 연결됐지만 상대의 반칙성 플레이에 테베스가 넘어지는 바람에 또 한 차례 좋은 기회를 놓쳤다.
다급해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29분 박지성, 마이클 캐릭,안데르손을 한꺼번에 빼고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 내내 맨유 멤버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하던 박지성까지 교체아웃시킨 것은 의외였다.
퍼거슨 감독의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되고 말았다. 전열을 채 정비하지도 못한 맨유는 후반 31분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았다. 비디치가 아크 오른쪽 외곽에서 손을 써서 제라드를 넘어뜨려 퇴장당했고, 이어진 프리킥 수비에서 파비우 아우렐리우에게 골을 내줘 1-3으로 뒤졌다.
후반 인저리타임엔 안드레아 도세나에게 추가골까지 내줘 결국 3골 차의 참패를 당했다. 맨유가 4실점을 하기는 이번 시즌 들어 처음.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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