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강희락 경찰청장이 서울 강남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의 대규모 전보 인사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강 청장은 16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 강남서, 서초서, 수서서 소속 경찰관의 물갈이 계획과 관련해 “내 생각하고는 안 맞는다”며 “옥석을 골라내지 않고 얼마 이상 근무했다고 가려내는 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직원을 선별해 교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 청장은 “한꺼번에 수백명을 뽑고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도록 서울지방청에 지시했다”고 계획 백지화를 시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안마시술소 업주와의 유착 의혹으로 강남서 소속 경찰관들이 검찰수사를 받자 강남지역 3개 경찰서 민원 부서에서 8년 이상 근무한 경위급 이하 경찰관 600여명의 전출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하위직 직원의 반발이 거세고 강남권 근무 지원자가 적어 어려움을 겪었다.
강 청장의 발언은 대규모 전보 인사가 쇄신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03년에도 경찰관이 납치강도 사건에 연루돼 강남지역 경찰관을 대거 물갈이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당시 강남서에서 151명, 서초서에서 80명이 다른 지역으로 전출됐다.
한편 강남서는 검찰수사를 받은 소속 경찰관 2명을 파면조치키로 했다. 안마시술소 업주들이 갖고 있던 장부에 거론된 경찰관 4명도 중징계하고 최근 경찰청 감찰에서 업무지연 등의 이유로 지적받은 직원 7명에 대해서도 비리의혹이 확인될 경우 엄벌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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