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테러 ‘한국인 겨냥설’ 우려 확산

예멘 테러 ‘한국인 겨냥설’ 우려 확산

기사승인 2009-03-18 23: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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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예멘에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자살 폭탄 테러로 사망한 지 사흘만인 18일 희생자 유가족들이 탄 차량이 또 다시 폭탄 테러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중동지역에서 한국인이 테러 목표물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정부도 관광객 테러 당시에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연이은 한국인 대상 테러를 우연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의 정부대응팀을 겨냥한 것인지, 예멘 정부 고위 인사를 겨냥한 테러인지 불분명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사고 당시 예멘측 경호 오토바이를 앞세워 이동했기 때문에 테러집단이 이 차량에 예멘 정부 고위 인사가 탑승했다고 오판,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 당국자와 유가족을 겨냥한 테러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테러 희생자의 시신 운구 계획 등 현지 대응팀의 활동경로가 언론에 노출된 상태였다. 테러 집단이 사고 차량에 한국인들이 타고 있었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사고가 발생한 예멘의 수도 사나는 상대적으로 테러가 드문 지역이다. 그런 지역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사흘 사이에 두번이나 발생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특히 테러 방식이 자살 폭탄 테러라는 점도 한국인 목표설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자살 폭탄 테러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목표물을 정한 뒤 사용하는 테러 수법이라는 것이다.

또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던 1차 테러는 우연히 한국인이 희생자가 됐지만 이를 계기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자 알카에다가 한국인을 겨냥한 목적타 2차 테러를 기획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한국인 겨냥설이 사실이라면 그 이유는 뭘까. 알카에다는 이미 2004년부터 한국을 미국·영국 등과 함께 공격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우리 정부가 예멘과 인접한 소말리아에 청해부대를 파병한 것이 알카에다를 자극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소말리아 인근 해역인 아덴만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을 해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한국군 역사상 처음으로 청해부대가 지난 13일 출항했다. 아덴만은 소말리아와 예멘을 가르는 해협이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관광객 테러사건으로 '여행제한국'으로 상향조정됐던 예멘의 여행경보를 최고 수위인 '여행금지국'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동지역 주재 우리 공관·교민·여행객들에 대해 각별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현재 중동지역엔 사우디아라비아 1462명, 카타르 1150명 등 90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계되지 않은 거주자와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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