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F3 타이어로 끌고 친환경으로 밀고

금호타이어, F3 타이어로 끌고 친환경으로 밀고

기사승인 2009-03-22 17:20:01

[쿠키 경제] ‘2015년 글로벌 타이어 업계 빅5.’

금호타이어의 중장기 비전이다. 현재 세계 10대 메이커에서 5단계를 뛰어오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그 핵심 동력으로 포뮬러3(F3) 레이싱 타이어와 친환경 타이어를 꼽는다. 세계적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선두를 굳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친환경 타이어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양수겸장’의 전략이다.

◇F3가 선택한 금호의 레이싱 타이어=금호타이어는 연간 1만5000개의 F3 레이싱 타이어를 생산한다. 세계 F3 타이어 시장의 30%(공급 개수 기준)를 점유하고 있으며, 지난해말 지식경제부가 선정하는 세계 일류 상품에 뽑히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F3 유로시리즈를 비롯해 마스터즈 F3, 호주 F3 대회의 공식 타이어 공급업체도 금호타이어다.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F3 대회에서 금호타이어를 장착한 포뮬러카들이 스피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F3 레이싱 타이어는 그냥 타이어가 아니라 과학이다. 일반 타이어와 달리 혹독한 조건 아래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테스트와 실주행을 통해 개발된다. 특수재질의 고가 원료를 사용해 무게는 일반 타이어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연간 10회(F3 유로시리즈 기준) 열리는 대회에 공급되는 타이어의 품질과 성능이 균일해야 한다. 금호타이어 F3 레이싱 타이어는 타이어 상태에 민감한 레이서들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 또 그립(접지력)과 지속성(마모)이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성질을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F3 레이싱 타이어 개발은 광주 중앙연구소 레이싱 타이어 개발팀에서 총괄한다. 7∼8명의 연구원이 기본 업무를 맡고 연구소 각 파트별로 지원한다. 영국 버밍엄에 있는 유럽기술연구소(KETC) 역시 한축을 담당한다.

금호타이어는 2000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본격적인 F3 레이싱 타이어 개발에 착수했다. 1999년 11월 국내 최초의 국제 자동차 경주 대회인 창원 F3에 일본 제품이 공급된 것이 자극이 됐다. 금호타이어는 국산 타이어를 공급하자는 목표로 해외 경쟁사 제품을 분석, 시제품을 만들었고 영국 칼린 모터스포츠팀의 평가를 통과했다. 이어 ‘처음 보는 브랜드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던 각국 참가팀을 설득, 모든 팀에게 승인 서한을 받은 뒤 2000년 창원 F3를 통해 데뷔에 성공했다.

F3 레이싱 타이어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는 양산형 초고성능 타이어(UHP) 개발의 밑거름이 된다. 때문에 유수의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레이싱 타이어 분야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연료 소비 줄여주는 친환경 타이어=금호타이어는 현재 전 제품에 ‘저연비·저소음·저마모’라는 3대 친환경 제품 개발 방침을 적용한다. 2002년 세계 타이어 업계 최초로 북유럽 환경 라벨(Nordic Swan Label)도 획득했다. 이런 친환경 타이어 개발 노력이 탄생시킨 것이 ‘엑스타 XC’와 ‘엑스타 DX 에코’다. 이들 제품은 ‘고속 주행에 강하다’는 금호타이어의 대표 UHP인 엑스타 시리즈의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환경적 측면 역시 놓치지 않았다. 일반 승용차용 타이어인 엑스타 XC는 정밀한 컴파운드(고무 배합) 설계, 디자인 최적화 기술 등이 적용돼 타이어 장착 차량의 연비 효율을 향상시켜 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타이어인 엑스타 DX 에코는 기존 제품보다 회전저항을 25% 정도 감소시켰다. 이를 통한 연비 절감 효과는 10% 정도다. 보통 타이어가 회전할 때 노면과 닿으면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에너지가 손실된다. 엑스타 DX 에코는 일반 타이어에 쓰이는 카본블랙 대신 탄성이 좋은 실리카를 고무와 섞는 방식으로 저항을 줄였다. 국내 한 연구기관에 의뢰해 연비 테스트를 한 결과 엑스타 DX 에코의 연료 효율이 해외 경쟁사 동급 타이어보다 7.0∼12.4%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금호타이어는 설명했다. 이 제품은 환경부와 친환경상품진흥원으로부터 연비 향상과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친환경 인증도 받았다.

금호타이어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솔루스 KH19, KH17은 특수 천연고무, 천연충전제, 천연오일 등 식물성 천연소재를 이용한 제품으로 차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정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러시아 자동차 전문지 자룰렘은 최근 KH17을 성능 테스트 1위에 올리고 “어떠한 기상 조건에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연료 소비가 적어 아스팔트 노면에 가장 적합한 타이어”라고 평가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선진 친환경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연비 향상과 비용 절감 혜택을 제공하고, 사회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및 폐기물 발생량 감소 등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능동적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지호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