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국이 일본을 그로기 상태까지 몰았지만 최후의 일격이 터지지 않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9회말 동점 적시타로 연장까지 끌고 가는 끈질긴 면모를 보였다. 비록 연장 10회 끝에 3대 5로 패했지만 잘싸운 경기였다.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넘긴 임창용(야쿠르트)은 3-3으로 팽팽했던 연장 10회초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고 2점을 허용했다. 볼 카운트 2-2에서 던진 136㎞짜리 변화구가 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오며 안타로 이어졌던 것.
김인식 감독은 "이치로를 거르라고 사인을 보냈다"고 밝혔다. 까다로운 이치로를 내보내고 베이스를 채운 상태에서 오른손잡이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를 잡고 불을 끄겠다는 계획이 어긋난 것이다. 임창용은 "사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볼을 던지려 했는데 그만 가운데로 들어가고 말았다"며 실투였음을 인정했다.
앞서 2-3으로 쫓기던 9회말 공격에서 김 감독은 대타와 대주자를 잇달아 기용하며 배수진을 쳤다. 1사 이후 3번 김현수, 4번 김태균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자 각각 이종욱, 이택근으로 교체한 것. 1점을 뽑아내면 연장전에 들어가고 2점을 뽑아내면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연장 승부보다는 2점을 얻어 승리를 결정짓겠다는 작전을 선택했다. 점수를 낼 확률이 가장 큰 김현수와 김태균을 대주자로 교체했다는 것은 뒤를 돌아볼 수 없음을 의미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추신수가 타석에 등장해 기대를 높였지만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2아웃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이범호가 방망이를 돌렸고 좌익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짧은 안타를 때려 2루주자 이종욱이 홈을 밟았다.
3-3 동점 2사 1, 2루 상황에서 안타 한 방이면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지만 후속타자가 힘도 제대로 못 써보고 삼진 아웃을 당하며 끝내 찬스를 놓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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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