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박찬호(36·필라델피아)가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제몫을 다한 메이저리그 후배 추신수(26·클리블랜드)에게 병역면제의 혜택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찬호는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야구가 나라를 지킨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번 WBC 대회를 자신의 입장에서 반추하고 평가하는 내용이다.
그는 “아쉬운 경기였지만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던 대회였습니다. 다시 한번 야구가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거대한 애국의 힘을 모아 모든 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순간입니까”라고 글을 시작했다.
박찬호는 “나라를 위해 일하는 아무리 똑똑한 정치인이라도 할 수 없었던 애국과 어려운 시련에서 희망과 긍지를 일으켜 국민들의 마음속에 굳게 자리잡게 했다고 믿습니다. 비록 준우승을 했지만 태극호는 최종전에 진출해 끝까지 했다는 걸 훌륭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대표팀에 찬사를 보냈다.
추신수에 대해서는 “참 운이 없는 친구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진작에 대표팀으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루어지지 않고 지난 올림픽 때는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고.(중략)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해낸 추신수 선수와 이번 대표팀에게도 병역의 혜택을 주어 앞으로 더 많은 활약으로 국위 선양과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많길 간절히 기원합니다”라고 했다.
일본과 결승전 승부처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 연장전에서 왜 이치로에게 승부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정정당당하게 승부했다는 게 오히려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치로를 피하다가 다른 선수에게 당할 수도 있습니다. 정면승부로 이치로를 잡았다면 우리의 근성과 불꽃은 더욱 크게 타올랐을 겁니다. 이치로에게 승부를 한 것이 아쉬운 게 아니고, 이치로의 약점을 공략하지 못한 게 아쉬움이라면 아쉽군요.”
박찬호는 김인식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에게는 “1회 WBC 대회에 출전한 저는 부상과 슬럼프에서 확실하게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저를 당연한 것처럼 뽑아주고 믿음을 주셨습니다.
첫 경기 대만전에 저를 7회에 기용하신 감독님은 2이닝을 잘 던지자 마지막까지 한 이닝을 더 던지고 끝내게 하셨죠. 다행히 우린 첫 승리를 했고 저는 한 번도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전 당시 제게 준 마지막 한 이닝이 너무도 고마웠습니다”라고 3년 전을 회고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 감독의 대표팀 합류 제의를 고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밝혔다.
그는 김태균 봉중근 이범호의 활약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렇게 국위 선양을 한 선수들에게 보답으로 정부는 물질이 아닌 기회로 선물을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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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