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감사원 출신, 금융회사 감사 자리놓고 다툼

금감원·감사원 출신, 금융회사 감사 자리놓고 다툼

기사승인 2009-03-29 16:46:02
[쿠키 경제] 금융감독원 간부 출신들이 독차지했던 금융회사 상근감사(감사위원)에 감사원 출신들이 도전장을 내며 영역 다툼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7개 시중·지방·특수 은행과 19개 생명보험사의 감사 중 금감원 출신이 19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200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감사원 출신 감사도 6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3년 LG카드 사태 후 금융시스템에 위기감이 일면서 감사원이 금융부문 업무를 확대했고 이후 감사원 출신 금융회사 감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텃밭’으로 여기던 금융회사 감사에 감사원 출신들이 늘어나면서 금감원 일각에선 감사원 출신들을 겨냥, 자질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 부문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감사들이 엉뚱한 소리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감사원 출신들은 “자리욕심에서 비롯된 금감원의 악담”으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금감원이든 감사원이든 이들이 금융회사의 감사 자리에 비교적 쉽게 진출하는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는다.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강윤식 수석연구원은 “감사 자리에 공적기관 출신이 진출하는 것은 독립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바람막이나 로비 목적으로 이들을 기용하는 경우 감사의 제 기능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만 손가락질 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기업이 검찰이나 국세청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 등으로 선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금융회사들이 금융감독원과 감사원 출신을 감사로 기용하는 건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기업 운영에 바람막이가 필요한 게 현실이라는 얘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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