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2군 간것 아냐. 당장 던질 수도 있다”

김광현 “2군 간것 아냐. 당장 던질 수도 있다”

기사승인 2009-04-03 09:42:01

[쿠키 스포츠] 2008년 한국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김광현(21·SK)이 2군에서 올시즌을 시작한다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부진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직접 그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기분이 영 별로일 것 같은데, 말이나 붙여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기우(杞憂)였다. 2일 밤 간간이 웃음을 곁들인 문답을 나눌 수 있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스스로 요청했나요?

“정확히 말씀드리면 2군 가는 게 결정된 건 아닙니다.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뿐이죠. 물론 이 결정은 감독님이 하셨고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2군에 합류하기로 결정이 됐거나 2군에서 운동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2군으로 내려간 건 아닙니다.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요?

“몸이 100% 확실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할 순 없지만, 당장이라도 게임에 나가라면 던질 수 있는 상태는 됩니다. WBC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5이닝 이상을 던져 본 경기가 없기 때문에 게임 감각이 좀 떨어져 있다는 게 문제가 될 순 있죠. 하지만 게임 감각이라는 건 게임에 등판해서 던져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내일이라도 던지게 된다면 차츰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막전 선발이 아니라면, 언제쯤 등판할 것으로 예상합니까?

“제 생각으로는 개막전도 가능하지만, 저희 팀에 투수가 저만 있는 게 아니니까 코칭스태프는 저보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든, 월요일 하루를 쉬고 시작되는 6연전 첫 경기든 선발로테이션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제 첫 등판도 결정되겠죠.

-WBC 때 부진했는데요.

“제가 공을 못던져서 그런 것이라 어쩔 수 없었죠. 다행히 우리팀이 잘해줬고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니까 큰 위안이 됐습니다.

-미니홈피에 ‘나를 욕하던 사람들에게서 환호받는다는 것.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놓았던데요. 비판 기사 쓴 기자들 보라고 올려놓은 것 같기도 하고….

“(웃음) 그건 절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스포츠용품업체 CF에 나왔던 말이잖아요.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각오를 다질 때 좋아했던 말입니다. 처음 미니홈피 만들었을 때도 올렸었고요. 한 달 전 WBC 대회 중에 다시 올렸는데, 아마추어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올시즌을 맞이하겠다는 의미입니다.

-WBC 대회 중에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 선수가 봄을 타는 편’이라고 하던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겨울이나 초봄에 몸이 아프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잦거든요. 그런데 그게 차라리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일을 계기로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그 각오를 바탕으로 가을까지 긴장 풀지않고 갈 수 있기 때문이죠. 겨울이나 봄에 아무일 없다가 한참 시즌 중인 여름에 그런 슬럼프가 오면 더 큰일이죠.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군요.

“(웃음) 그렇게 봐주시니 다행이네요.

-아직 젊기는 하지만 멀리 보고 송진우 선수처럼 대기록을 달성해보겠다는 욕심은 없나요?

“처음부터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보다는 한 시즌 한 시즌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지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참 이성에 관심을 가질 나이같은데, 어떤가요?

“나이로 본다면 그렇죠. 제가 뭐 누구랑 사귄다고 해도 기사도 안될 것 같고요. 연예인이랑 만난다면 모를까.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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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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