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집사람이 부탁해 박연차 돈받아”

노 전 대통령 “집사람이 부탁해 박연차 돈받아”

기사승인 2009-04-08 0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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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며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려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저의 집이라는 표현은 경상도에서 부인을 뜻한다"며 "권양숙 여사가 정 전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의 돈을 받아 사용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권 여사가 빌린 돈이라고 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도 근래에 사실을 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돈의 사용처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유학비용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들 유학비용으로 2억원 정도가 들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비서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 생활을 오래 했고, 원외 생활도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신세진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혹시 정 전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며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해 진술하겠다"면서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박 회장간 500만달러 거래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이 연씨에게 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이 주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사실을 알았으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특별히 호의적 동기가 개입된 것으로 보였지만 성격상 투자이고 제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김해=이영재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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