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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KBS 1TV ‘낭독의 발견’(사진)은 10일 밤 12시 ‘보듬고, 노래하고, 함께 가는 세상-시인 신경림’ 편을 방영한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고단한 민초들을 보듬어 온 시인 신경림(73)이 낭독 무대에 오른다.
첫 낭독은 시인의 10번째 시집 표제작인 ‘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별과 달과 해와/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손 저어 대답하면서/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낙타’)
고희를 넘긴 시인의 인생연륜이 그려낸 죽음의 세계는 끝이 아닌 삶의 연장선이다. 신 시인은 독자들에게 “가장 가엾은 사람, 가장 어리석은 사람과 길동무하겠노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낭독은 질박한 농촌의 애환이 담긴 ‘파장’. 시골장이 끝나갈 무렵의 풍경이 이상협 아나운서의 낭독에 실려 생생하게 살아난다. 낭독자 이상협 아나운서는 오랫동안 신경림 시인의 시를 마음에 품고 시심을 길러 왔단다.
‘갈대’와 ‘가난한 사랑 노래’는 애독자들의 낭독을 통해 시의 울림이 고조된다. 주부 구회임 씨는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갈대’)는 시구를 통해 인생을 담아내고, 취업준비생 윤성보씨는 여자친구와 ‘가난한 사랑 노래’를 읽으며 불확실한 미래를 함께 헤쳐 나가는 연인 임이랑씨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시선을 통해 삶을 깨닫는 것이 시라고 말하는 신 시인은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으로 낭독무대를 마무리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