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이른바 ‘저대녀(浙大女)’ 사건이 중국 전역을 들끓게 하고 있다. 중국 저장대학(浙江大學) 한 교수의 발언과 이 학교 여대생이고 밝힌 네티즌의 반박글이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낳으며 온오프라인 언론을 달구고 있는 것이다.
사건은 중국 저장대학의 유명 교수인 인정청 교수가 강연에서 행한 발언에서 발단됐다.
인 교수는 지난 9일 강연 도중 “우리 학교의 일부 여학생들은 스스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쓰레기같은 외국 남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즉시 여성 모욕·비하 발언 논란을 낳았고 , 자신은 이 학교의 여학생이며 흑인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다고 밝힌 네티즌이 인터넷에 반박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 네티즌은
나는 젊고 외모도 예쁘다.
성적도 우수하다. 실제로 나를 따라다니는 남자들도 많다”며 “나는 다만 중국 남자가 성에 차지 않을 뿐이다. 저장대학에는 (나와 같은 이유로) 외국인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여학생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차라리 흑인과 결혼하고 싶다. 흑인과 결혼하면 서로 평등해질 수 있고, 성적인 만족 또한 높다. 나에게는 흑인과 결혼하는 것이 스스로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네티즌이 정말 저장대학 학생인지 여부다. 학교측은 글이 관심을 끌기 시작하자 이 네티즌이 누구인지를 파악했고, 결국 저장대학 학생이 올린 것이 아니라고 밝혀졌다는 것이다. 현재 저장대학에서는 이 네티즌이 누군지 밝혀내기 위해 조사 중이다.
이 글은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칭찬과 비난이 교차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비난을 하는 네티즌들은 글 중에 흑인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문란한 성생활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라며 “누군가 의도적으로 저장대학의 명예를 더럽히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기도 하다.
이 글은 인터넷을 통해 ‘저대녀’라는 단어로 각종 검색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고 언론 매체들도 사건의 전말을 앞다퉈 보도했다.
국내 한 네티즌은 블로그에 이 사건을 소개하며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는 한다”며 “남자가 외국 여자와 결혼을 하면 능력이 있는 것이고, 여자가 외국 남자와 결혼을 하면 문제가 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역시 이제는 자기 반성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남자든 여자든 결혼을 누구와 할지는 스스로의 선택의 자유”라고 꼬집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