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번 평가에서 부채비율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는 주채권은행들은 불합격 주채무계열을 중심으로 5월말까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금융계열 제외)으로 부채비율이 500%를 웃도는 곳은 대우조선해양, GM대우 등으로 이들 기업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 현대중공업그룹, 대한전선그룹, 동양그룹, 한진그룹, 동부그룹, 코오롱그룹, 두산그룹, STX그룹 등도 부채비율이 200%를 웃돈다.
채권단이 지난해 9월말 기준 재무제표로 지난 2월 약식 평가를 했을 때 5∼6개 그룹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으나 연간 결산 실적으로 정식 평가를 하면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는 그룹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서둘러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채무계열 5위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 매각·보유 자산의 지분 매각을 추진중인 가운데 대우건설의 재매각 가능성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7위인 두산그룹은 지난해 12월 테크팩은 매각하고 지난 1월엔 주류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메탈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유진그룹은 올해 유휴 부지 등을 매각한 뒤 장기적으로 하이마트 상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올해 대한ST, 트라이, 한국렌탈 등의 자회사 매각으로 3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등은 이미 매각 대상에 올라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호황기에 과도한 차입으로 M&A에 나섰던 대기업들은 인수 기업을 다시 토해내거나 돈 되는 자산을 팔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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