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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주기구(OAS)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화해외교가 성과를 낸 데 만족한 듯 ‘외교 독트린’을 밝혔다.
그는 회담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적대시해 온 국가들에 호의를 베풀고 대화의 문을 열면 나약한 게 아니냐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념이었지만 미국인들은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월20일 취임사를 통해 “주먹을 펴면 손을 내밀 것”이라고 약속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미 공화당 일각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악수하고 웃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비판이 나온 점을 의식한듯, 오바마는 “그런 행동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단순히 (민주주의를) 다른 나라에 강의하기보다는 이런 가치와 이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강압적 민주주의 전파와는 접근을 달리하는 이번 화해외교가 오바마의 세계 외교 독트린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유력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오바마가 대선에서 승리한 뒤 이번에는 중남미 지역에서도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다만 오바마의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17∼19일 OAS 5차 정상회담을 마친 중남미 34개 회원국들은 쿠바 문제를 둘러싼 견해 차이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오바마도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 쿠바에서의 정치범, 언론자유, 민주주의는 중요한 문제로 이를 제쳐놓을 수 없다”며 조건없는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는 임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이 오바마에게 선물한 식민지 지배·착취를 논한 비판서 ‘라틴 아메리카의 노출된 혈관들’은 아마존닷컴에서 베스트셀러 순위 5위로 급부상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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