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대학 안에 대형 할인점, 커피 전문점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면서 캠퍼스 상업화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과연 학생들을 위한 것인가’라는 점에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팽팽하다.
서강대는 2011년 완공 예정인 ‘국제인문관 및 개교 50주년 기념관’ 지하에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대형 할인점인 홈플러스를 입점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건물은 지상 11층, 지하 4층 규모인데 홈플러스는 여섯개 층을 사용한다.
연세대도 2011년까지 본관에서 정문에 이르는 백양로 지하공간을 개발해 문화·편의 시설 을 확충할 계획이다. 대학 측은 지하공간에 수영장, 커피전문점, 음식점 등 상업시설 유치를 검토 중이다.
학생들은 면학 분위기를 망칠 뿐 아니라 학교가 장사에만 급급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좋은서강만들기 운동본부’는 홈페이지에서 “캠퍼스에 외주업체가 들어오는 것은 대학의 존립 취지를 훼손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캠퍼스 상업화의 추진인지 모르겠다”며 홈플러스 입점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도 “학문의 장으로서의 대학이 무질서해질 것”이라며 “상업시설 반대 입장을 학교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학교측과 학생들은 대학 내 상업시설 입점을 두고 번번히 대립했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복합시설 이화캠퍼스센터(ECC)에 ‘스타벅스’와 영화관을, 고려대는 2004년 타이거플라자에 ‘던킨도너츠’ 등 외식 업체 매장을 입점시키면서 학생들과 갈등을 빚었다. 서울대에서도 2007년 3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 개점을 앞두고 학생들의 반대운동이 있었다.
대학들은 기업과 협약을 통해 새로운 건물을 확보하거나 기금 등의 명목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수익은 편의시설을 늘리거나 장학금 확대 등에 사용된다.
지난 14일 ‘대학 설립·운영 규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기업이 대학 캠퍼스 안에 스포츠센터 등 상업시설을 지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내에 들어온 기업들을 통해 교육 여건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