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사생활을 돌려달라”

盧 “사생활을 돌려달라”

기사승인 2009-04-21 17:28:02
[쿠키 정치]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일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어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다”며 “최소한의 사생활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라는 글에서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한다.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를 돌려달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저의 집은 감옥이다. 집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다”며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도, 친척들도, 친구들도 아무도 올 수가 없다. 신문에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진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니다.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생활은 또한 소중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다”며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4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이다. 어제는 비가 오는데 아내가 우산을 쓰고 마당에 나갔다고 또 찍혔다”며 “방 안에 있는 모습이 나온 일도 있다고 해서 우리는 커튼을 내려놓고 살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

그는 또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가끔 보고 싶은 사자바위 위에서 카메라가 지키고 있으니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조차 없다”며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안 뜰에서 나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것인가”라며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간곡히 호소한다.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달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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