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받은 美 기업들, 오바마의 다짐 ‘흥’

구제금융 받은 美 기업들, 오바마의 다짐 ‘흥’

기사승인 2009-04-22 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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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가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공언하지만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들은 이를 비웃고 있다. 공적자금을 받기 위한 허위장부 작성과 탈세는 물론 국민 혈세로 로비를 벌이는 구태가 곳곳에서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토장 된 씨티은행 주총=씨티은행은 21일 뉴욕 힐튼호텔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해 9월 금융위기 이후 월가에서 처음 열려 관심을 끌었다. 경영부실과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주주들이 줄지어 불만을 토로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2시간 길어진 5시간여 동안이나 진행됐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전했다.

리처드 파슨스 회장과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씨티은행이 반드시 일어설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으나 주주들은 CEO 보수에서부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새로운 경기장 후원 등에 이르기까지 방만 경영을 집중 성토했다. 450억달러를 이 은행에 투입한 정부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국유화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지, 생존능력시험(스트레스 테스트)을 통과할 충분한 돈은 있는지도 주요 관심사였다. 특히 일반주주들은 전현직 CEO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임원 보수에 대해 전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로비와 비리로 술술 새는 공적자금=구제금융 자금 7000억달러가 ‘눈먼 돈’으로 전락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의회에 제출된 재무부 보고서를 인용, 구제금융을 받은 상위 10개 기업이 올 들어 3월 말까지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에 950만달러(약 130억원)를 쏟아부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134억달러를 지원받은 제너럴모터스(GM)가 280만달러를 사용해 1위에 올랐다. ‘보너스 잔치’로 공분을 샀던 보험회사 AIG와 씨티그룹도 각각 100만달러를 써 구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JP모건체이스, 웰스 파고,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도 로비 리스트 상위권에 포함됐다.

더욱이 닐 바로프스키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특별조사관은 구제금융 비리와 관련된 20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조사대상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장부조작, 기업 및 주식거래와 관련된 비리, 세금 탈루, 내부자 거래, 모기지 사기 등으로 구제금융 수혜 기관뿐 아니라 공무원들도 대거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

▶뭔데 그래◀ 김연아 연예인급 행보, 문제 없나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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