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형편없는 빨대 색출 할 것”

홍만표 “형편없는 빨대 색출 할 것”

기사승인 2009-04-23 17:32:02
[쿠키 사회]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단단히 화가 났다. 수사가 잘 안 풀려서가 아니다. 검찰 내부의 정보 유출자 때문이다.

홍 기획관은 23일 브리핑을 시작하며 “내부에 형편없는 빨대가 있는 것에 대단히 실망했다. 빨대를 색출하겠다. 비장하게 말씀드린다”고 운을 뗐다. 평소의 차분한 어조와 달리 말에서 노기(怒氣)가 묻어났다. 빨대는 정보원을 뜻하는 은어다.

그의 흥분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갑을 맞아 대통령 내외에게 1억원짜리 시계를 한 개씩 건넸다는 22일 한 방송 뉴스에서 비롯됐다. 검찰 입장에서 22일은 수사의 중대 갈림길이었다. 소환을 앞두고 서면 질의서를 보낸 날이다. 노 전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죄하겠다며 홈페이지를 닫겠다고 밝힌 날이다. 왜 하필이면 이런 날이냐는 게 홍 기획관이 화난 진짜 이유다.

보도 시점도 홍 기획관을 민망하게 했다. 검찰 수사관과 문재인 변호사는 한 자리에서 이 보도를 봤다. 수사관들이 질의서를 들고 부산에 있는 문 변호사를 찾아간 시간이 하필 오후 9시쯤이었다. 홍 기획관은 “내가 그 입장이라면 상대방 멱살을 잡았을 것인데 문 변호사가 정중히 예의를 갖춰줬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기분이 많이 나빴을 것이다. 엄청나게 미안하다”고도 했다. 해당 보도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앞서 “사건의 본질과 관련없다. 검찰이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을 망신 주려는 것 아니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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