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킹’ 이승엽의 굴욕… ‘멘도사 라인’ 근접

‘연봉킹’ 이승엽의 굴욕… ‘멘도사 라인’ 근접

기사승인 2009-04-27 17:03:01


[쿠키 스포츠] 일본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멘도사 라인(Mendoza Line)’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멘도사 라인이란 규정타석(소속팀이 치른 경기수×3.1)을 채우고도 타율이 0.200 미만인 선수들을 가리키는 말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유격수 마리오 멘도사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26일까지 이승엽은 선발과 대타로 20게임에 출전해 62타석 48타수 10안타로 타율 0.208을 기록 중이다. 요미우리가 치른 경기는 20게임. 이승엽은 정확히 규정타석(62)을 채웠다.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 최고 연봉( 6억엔·약 83억원)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이승엽은 23일 야쿠르트 스왈로즈전부터 26일 주니치 드래건스전까지 4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0.244였던 타율은 0.208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3타수 안에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면 타율이 0.200 아래로 떨어져 멘도사 라인에 진입한다. 득점권 타율은 0.176(17타수 3안타)으로 이미 멘도사 라인에 진입했다. 멘도사 라인 진입은 최고 연봉 선수라는 타이틀을 떠나 ‘아시아 홈런왕’ ‘국민타자’ 이승엽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치욕이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올해 이승엽은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데이터로 본다면 이승엽의 방망이는
2006년 정점에 도달한 뒤 2007년부터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다. 2006년 이승엽의 성적은 눈부셨다. 143경기에 출전해 524타수 169안타로 타율 0.323에 108타점·41홈런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요미우리와의 4년 장기계약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2007년 성적은 541타수 148안타로 타율 0.274에 74타점·30홈런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이승엽은 2008년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연봉 삭감(6억5000만엔 → 6억엔)까지 당했다. 2008년 성적은 수술 후유증 등으로 2군을 오간 끝에 153타수 38안타로 타율 0.248에 27타점·8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요미우리 구단은 2009시즌 이승엽의 부활을 기대하며 연봉을 깎지 않았다.

구단의 이같은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이승엽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합류도 고사한 채 동계훈련에 매진했다. 시범경기에서 펄펄 날 때까지만 해도 이승엽의 판단이 옳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정작 시즌이 개막되자 이승엽의 방망이는 침묵 모드로 돌변했다.

이승엽의 부진 원인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회복할 수 있는 슬럼프라는 의견이 있다. 또 다른 견해는 이승엽이 이젠 본격적인 하향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둘다 어림없는 소리’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이승엽뿐이다. 요미우리는 28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원정 3연전을 시작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 이승엽 일본 진출 후 연도별 성적

-2004년(지바 롯데)
333타수 80안타(타율 0.240) 14홈런 50타점

-2005년(지바 롯데)
408타수 106안타(타율 0.260) 30홈런 82타점

-2006년(요미우리)
524타수 169안타(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

-2007년(요미우리)
541타수 148안타(타율 0.274) 30홈런 74타점

-2008년(요미우리)
153타수
38안타(타율 0.248) 8홈런 27타점

-2009년(요미우리)
48타수 10안타(타율 0.208) 4홈런 8타점


▶뭔데 그래◀ 김연아 연예인급 행보, 문제 없나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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