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중 김일형 교장 “배려대상자는 기회 없었을 뿐…1년 뒤 달라져 있을 것”

대원중 김일형 교장 “배려대상자는 기회 없었을 뿐…1년 뒤 달라져 있을 것”

기사승인 2009-04-28 15:07:01

[쿠키 사회] “혹시라도 학부모 사이에서 사배자(사회적배려대상자)가 누군지 알려고 하거나 그런 걸로 아이들을 구분 짓는 일이 발생한다면 저는 단호히 대처할 겁니다.”

김일형 대원중 교장은 지난 8일 학부모 회의에서 강한 어조로 말했다. 김 교장은 “사배자는 가정 형편이 조금 어려워 남들보다 적은 기회를 얻었을 뿐이지 누구 못지않게 잠재 능력이 있는 아이들”이라며 “6개월, 1년 뒤엔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회의가 끝난 뒤 한 학부모가 김 교장을 찾아와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남편 사업이 주저앉아 집안이 어려워진 속사정을 털어놨다. 아이가 국제중에 가겠다고 했을 때 부부는 뜨끔했다. 상처 받을까 봐 말렸다. 하지만 혼자 포트폴리오까지 만들며 준비하는 아이의 발목을 더는 잡지 못했고, 아이는 국제중에 입학했다.

김 교장은 28일 기자에게 이 일화를 전하면서 “사배자 전형, 도입 잘한 것 같다. 그런 학생은 학교에서 뒷바라지해서 잘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각 학교법인에만 맡기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국가에서 좀 더 지원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원(160명)의 20%(32명)를 사배자로 뽑도록 돼 있는 국제중은 일반중에 비해 저소득층 자녀가 많은 편이다. 대원중의 경우 학생 수 대비 저소득층 비율이 성동교육청 관내에서 가장 높다. 학생 수가 더 많은 2·3학년에서도 10명 미만이다. 김 교장은 이를 근거로 들며 ‘귀족 학교’ 비판을 일축했다.

당장 김 교장이 구상하는 대원중은 ‘영어 사교육 없는 학교’다. 그는 “사교육 전혀 없는 학교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건 학부모들이 안다”며 “하지만 영어 하나만은 학원·과외 안 보내고 학교에서 해결하도록 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조기 유학생을 정원 외로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제화 시대에 나가기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각국에서 한국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끌어와 우리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도록 하면 서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친한파를 길러내는 방법이기도 하죠.”

지난 23일 방문 취재에 대비해 학생이나 교사에게 특별 준비를 ‘지시’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김 교장은 “그럴 바엔 차라리 오지 말라고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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