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불황에 진보언론 고사하나

MB불황에 진보언론 고사하나

기사승인 2009-04-29 17: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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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보수정권하의 불황에 진보언론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광고수주격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진보매체들의 경우 두자릿수대의 임금삭감이나 뉴스서비스 중단 등 극약처방을 택하고 있어 위기 체감도가 훨씬 높다.

진보언론의 심각한 경영난은 보수 여론으로의 쏠림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29일 대표적 진보 인터넷언론 매체인 오마이뉴스와 데일리서프가 각각 임금 삭감 및 뉴스 중단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오마이뉴스 노사는 이달초 끝낸 2009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직원들의 임금을 20% 감축하기로 했다. 경영진은 40%, 팀장급은 30%를 깎는다.

오마이뉴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쯤이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아예 뉴스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지난 17일 “경영난으로 인한 자구책 마련을 위해 17일 저녁 7시를 기해 앞으로 2개월간 뉴스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글을 초기화면에 띄웠다. 게다가 자구책 마련에 실패할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고백해야할 것 같다며 사업중단 의사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자협회보와 미디어오늘의 보도를 보면 경향신문은 전체 직원의 급여를 25∼30% 삭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다. 경향신문은 이같은 구조개편안을 51.7%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직원 임금 25∼30% 삭감, 상여금 1년치 반납, 각종 수당 50% 삭감, 차장급 이상 1개월 무급휴가 등을 담고 있으며 이달부터 적용된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2월 월급을 50%만 지급한 바 있다.

한겨레 역시 최근 열린 경영설명회에서 2분기 들어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무급휴직과 특파원 철수 등의 강도높은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미디어오늘이 최근 밝혔다. 또 MBC는 올해 1분기에 광고 급감으로 영업 적자 250억원을 기록했고 전년도에 비해 광고 매출이 41.1%나 줄었다.

수익의 상당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언론사 특성상 이번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언론사 성장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진보언론이 특히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보수정권의 집권에 따른 광고주들의 진보언론 기피현상에도 기인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지난해 삼성 비자금 사태 보도 이후 삼성그룹 및 계열사의 광고 수주가 타 매체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정서가 전반적으로 보수화하고 있는 탓에 진보언론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줄어든 광고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언론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언론사 규모 자체가 상대적으로 작은 진보언론이 광고 및 기업협찬 면에서 홀대받고 있는 사실도 무시하기 어렵다.

문제는 진보언론의 고사 움직임이 사회여론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 수 있듯이 진보와 보수 여론이 맞물려 돌아가야 건강한 사회가 가능하다”며 “진보언론의 경영난 심화는 여론의 획일화를 조장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자협회 경향신문 지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사측은 경향신문이 사회의 목탁으로 주어진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자립경영 기반을 다져야 한다”면서 “안팎의 상황이 엄혹하지만 기자들은 펜을 꺾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뭔데 그래◀ 또 연예인 마약… 영구퇴출 해야하나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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