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존재감 알린 시즌 3호 골

박지성 존재감 알린 시즌 3호 골

기사승인 2009-05-03 10:17:00

[쿠키 스포츠]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일(이하 한국시간) 미들즈브러전에서 터뜨린 시즌 3호 골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1-0으로 앞선 후반 6분 웨인 루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좌중간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미들즈브러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2008∼2009시즌 박지성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호 골이자, FA컵까지 포함하면 시즌 3호 득점.

이 골로 박지성은 가장 먼저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미들즈브러전까지 최근 3경기에 박지성을 기용하지 않았다. 2경기에서는 아예 엔트리에서 빼버렸다.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수 로테이션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지성 입장에서는 홀대 또는 푸대접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다.

미들즈브러전에서 깔끔한 슈팅으로 골을 터뜨린 뒤 박지성은 원정 응원에 나선 맨유 팬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쥔 채 포효했다. 아마도 박지성은 그 순간 자신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던 퍼거슨 감독과 위기론을 제기했던 사람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박지성의 골은 조만간 이뤄질 재계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들즈브러전 득점포로 그의 골 결정력 부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박지성으로서는 ‘나도 이렇게 멋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6일 오전 3시45분) 출전도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 있게 됐다. 퍼거슨 감독은 미들즈브러전 후반 30분에 박지성을 불러내고 나니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 6분에 골을 넣어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선수를 굳이 불러냈다는 것은 박지성을 아스널전에 최소한 교체 투입할지도 모른다는 해석을 낳게 했다.

박지성의 미들즈브러전 추가골은 아스널과의 경기를 대비해야 하는 퍼거슨 감독에게도 적잖은 여유를 줬다. 퍼거슨 감독은 아스널전을 의식해 미들즈브러전에 상당수 리저브 멤버를 기용했다. 그러면서 팀의 주득점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휴식을 줬다.

1-0의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박지성의 추가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의 교체 투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퍼거슨 감독의 그런 고민을 없애준 것이 바로 박지성의 골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이제 좀더 다양한 옵션을 갖고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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