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사회복지시설 충현원은 1986년 미국 양부모의 손에 넘겨진 엘리스 밀러(23·여)씨가 어린이날인 5일 광주를 방문해 친부모와 상봉한다고 4일 밝혔다.
한국의 친부모는 3년전인 2006년 충현원을 찾아가 “집안이 너무 어려워 아이를 버렸는데 충현원을 통해 미국에 입양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은민(밀러씨의 한국 이름)이 행방을 알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충현원 유혜량(59·여) 목사는 이들 친부모가 수차례 찾아와 눈물로 호소하자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쉽사리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2007년 10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한국 입양아 행사에 초대된 유 목사는 충현원 원생 400여명을 입양시킨 한 입양기관을 찾아냈고, 2008년 6월에 밀러씨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산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됐다.
유 목사는 “한국의 친부모가 보고 싶어 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밀러씨와 양부모에게 여러 차례 보냈고 드디어 8개월 만인 2월 “친부모를 만나기 위해 5월쯤 한국을 방문하려고 한다”는 반가운 답장을 받았다.
답장을 보낸 뒤 3개월 만에 한국을 찾는 밀러양은 양어머니와 함께 5일 인천공항에 도착, 곧바로 광주를 찾아 10일까지 친부모가 사는 광주에서 머물기로 했다.
유 목사는 “많은 분의 도움으로 한 입양인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친부모와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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