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이민영)가 1일 도심 집회에 참석했다가 차량 소통을 방해한 이유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강모(34)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형법 185조 일반교통 방해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집회 중 교통을 방해한 행위를 처벌토록 한 이 조항은 지난해 10월 위헌법률 심판이 제청된 '야간 옥외집회 금지'조항과 함께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법원이 이에 대해 첫 위헌제청을 결정함으로써 관련된 혐의로 계류된 다른 재판 진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형법 185조는 '육로, 수로,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면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법 조항 중 '기타 방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없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조항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에서 합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학생 대열의 차도 통행이나 집시법이 규정한 도로 행진, 마라톤과 같은 체육행사 등도 불법이 될 수 있다"며 "이는 도보에 의한 신체 이동의 자유,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교통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로 도로교통법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를, 집시법은 50만원 이하의 벌금과 구류 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등을 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의 처벌은 지나치게 중해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결론적으로 형법 185조의 위헌 여부는 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될 뿐 아니라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인권운동사랑방 소속 활동가로 2007년 6월 서울 종로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범국민 궐기대회'에 참가했다가 교통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항소한 뒤 재판받던 중 지난달 15일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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