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서 등장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청소년들의 ‘폭행 동영상’ 파문이 영국으로 번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발생했던 14세 여학생들의 폭력 사건이 세계적인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왔던 것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영국 블런마우스(Bournemouth)에 위치한 여자 중학교인 애본번(Avonbourne) 스쿨 운동장에서 일어났던 이 학교 학생들의 폭행 동영상으로, 한 여학생이 상대 여학생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일방적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 동영상에는 온 몸이 멍들고 상처를 입은 피해 여학생이 머리카락을 쥐어뜯긴채 불안에 떨고 있는 장면도 나오며,이 학생을 향해 조롱과 야유를 보내는 다른 여학생들의 소리가 들려 이른바 ‘왕따’에 이은 폭행임을 알 수 있다. 경찰은 주변에서 조롱하고 있는 학생 중 한 명이 이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동영상은 피해 학생 부모의 항의로 유튜브에서 삭제된 상태다.
피해 학생 부모에 따르면 이 학생은 지난 3년간 집단 괴롭힘을 당했으며, 수차례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다.
이 학생의 아버지는 “동영상이 올라와 기쁘다. 학교에서 더 이상 이 문제를 간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며 절망스러운 심정을 표현했다. 학교측은 일단 동영상에 등장한 가해 학생들을 정학 처리했으며, 더 이상의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폭행 동영상 유포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동영상을 올려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위는 폭행이나 왕따와는 또다른 문제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는 비단 폭행 동영상뿐만이 아니다.
공공연한 콘텐츠 게재에 대한 책임 의식 등이 결여된 상태에서 관련 서비스들만 우후죽순 생기면서 동영상을
하나의 ‘놀이’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동영상을 공개하는 행위가 동영상에 등장하는 당사자 등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소홀히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동영상같은 인터넷상의 콘텐츠 업로드는 완벽한 사전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천 수만개씩 업로드되는 동영상들을 사전에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것은 그런 기술도 없을뿐더러 인력을 동원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업체마다 최대한 신속하게 모니터링하려 하지만 인터넷은 파급 속도가 워낙 빨라 문제가 불거진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고 토로했다.
또 이 관계자는 “모니터링에 만전을 기하는 것 외에 문제가 되는 동영상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처벌과 규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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