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와 기지촌 할머니의 특별한 만남

위안부 할머니와 기지촌 할머니의 특별한 만남

기사승인 2009-05-08 16:41:01

[쿠키 사회]“외롭게 살아온 삶인데 오늘은 웃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어버이날인 8일 낮 12시 경기 평택시 안정리 햇살사회복지회관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기지촌 할머니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기지촌여성들과 함께 하는 여성연대’ 관계자는 “굴곡진 역사 속에서 군대에 의한 성폭력이라는 공통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과 기지촌 할머니들이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위로하는 자리”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위안부 할머니 10명, 기지촌 할머니 25명이 참석했다.

할머니들은 평택지역에 사는 아이들 20여명이 건넨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환하게 웃었다. 가족의 끈끈한 정을 느낄 기회가 많지 않았던 할머니들은 아이들이 준비한 장기자랑을 보며 잠시나마 외로움을 잊는 듯 했다. ‘밀양아리랑’ 등 민요가 흘러나오자 할머니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도 했다.

처음 만나 서로 낯설어 하던 할머니들은 금세 말문을 트고 정성스럽게 차려진 점심 밥상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정모(75) 할머니는 “비슷한 과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매우 편하고 뜻깊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서 서로 연락도 하고 친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모(82) 할머니도 “5월이면 마음 한 켠이 서늘하다 못해 시리기까지 했는데 그나마 올해는 포근한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행사 끄트머리에는 시민단체들이 준비한 선물이 전달됐고, ‘어버이의 은혜’ 노래가 합창됐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가 끝나자 할머니들은 서로 아쉬움의 포옹을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기지촌여성연대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어르신들을 모시고 기억에 남을 만한 행사를 계속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지촌여성연대는 기지촌 여성 문제를 재조명하고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연대체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10여개 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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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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