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전당대회 바라보며…이재오 심경 복잡한 이유

조기 전당대회 바라보며…이재오 심경 복잡한 이유

기사승인 2009-05-12 17:09:01


[쿠키 정치] 조기 전당대회 실시 여부가 한나라당 쇄신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자 이재오 전 의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내 조기 전대론자들이 “실제 계파 수장들이 조기 전대에 나서야 한다”며 친이계 좌장인 이 전 의원을 지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조기 전대에 대해 “내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12일 “조기 전대는 당에서 결정할 문제이며 이 전 의원이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6월까지는 모교인 중앙대에서 맡고 있는 강의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측근 의원은 “당내에서 조기 전대를 치르기로 확실히 가닥이 잡히지 않는 이상 이 전 의원의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의원이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것은 조기 전대 실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측근 인사는 “당장 미디어법 통과 문제가 걸려 있는 6월 국회가 있고, 박희태 대표도 경제 위기 상황에서 당권 투쟁으로 비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는데 과연 조기 전대가 치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 전대 논의의 향방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어떤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든지 전대 개최 여부는 이 전 의원의 10월 재·보궐 선거 출마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돼있기 때문이다. 우선 친이-친박 진영이 합의하에 조기 전대 등을 포함한 쇄신 논의가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이 전 의원의 재보선 출마에는 큰 걸림돌이 없게 된다.

반대로 쇄신 논의가 진전이 없거나 어그러지면서 친이-친박간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진다면 이 전 의원의 출마는 또다른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의 10월 재·보선 출마가 4·29 경주 재선거처럼 또다른 당내 계파 싸움의 축소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단 이 전 의원측은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조기 전대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차근차근 원내 재진입을 위한 준비에 매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의원측은 “과거 한나라당 불모지에 가까웠던 은평에서 이 전 의원이 혼자 힘으로 일어섰듯이 이번에도 당 도움 없이 살아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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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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