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검찰의 칼날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턱 아래 이르렀다. 12일 검찰에 소환된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지난해 천 회장과 함께 태광실업 세무조사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김 전 청장 조사를 토대로 관련 혐의를 어느 정도 확정한 뒤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쯤 천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의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가 천 회장과 김 전 청장을 통해 투트랙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 회장의 경우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태광실업과 박 전 회장의 탈루액을 축소하거나 고발 내용을 줄여달라고 직접 로비를 펼친 정황이 일부 드러난 상태다. 천 회장은 한 전 청장과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4T CEO' 동문으로 친분관계가 있다.
이와 별도로 김 전 청장이 국세청 고위간부와 접촉해 세무조사 내용을 미리 알아내고 무마를 시도한 흔적도 포착됐다. 검찰이 지난 6일 불러 조사했던 조홍희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11일 다시 부른 것도 이 부분을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국세청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미세한 차이가 발견돼 조 국장을 불렀다"면서 "김 전 청장의 소환과 관련이 있다"고 말해 세무조사 무마과정에서 조 국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국장은 지난해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으로 재직하면서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한 전 청장을 만나 '고공 플레이'를 하는 동안 김 전 청장은 조 국장을 상대로 '맨투맨식' 로비를 감행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이 김 전 청장과 조 국장간의 통화기록도 살펴보는 것도 두 사람의 접촉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국세청 선배이기도 한 김 전 청장이 조 국장에게 청탁을 했을 경우 무리한 요구가 아닌 한 쉽게 거절하긴 어렵다. 무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사 내용이나 국세청의 처리 방향 정도는 알려줬을 수도 있는 것이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천 회장 보다는 김 전 청장을 먼저 공략해 혐의를 구체화한 뒤 천 회장을 부르는 수순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청장과 별도로 세무조사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소환조사도 기정사실로 굳어진 분위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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