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 동부의 한 도시가 경기침체로 인한 예산 적자를 메운다며 관내 사립대 학생들에게 ‘인두세’를 물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로드아일랜드주(州)의 주도인 프로비던스시(市)는 대학생들이 도시로부터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점, 사립대의 경우 자산 과세를 면제받는 점 등을 들어 정규 등록 대학생 1인당 매년 300달러를 물리기 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이 방안이 성사될 경우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대) 중 하나인 브라운대를 비롯해 프로비던스대, 존슨&웨일스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 등 4개 대학의 2만5000여명이 과세대상이 된다.
이 도시는 매년 대학생 인두세로 600만∼800만달러를 거두면 현재 1700만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시살리니 시장은 “모든 시 구성원이 경제위기 극복에 협조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경우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제 역할을 한 뒤 숟가락을 얹으라”고 말했다.
이에 4개 사립대는 2003년부터 향후 20년 동안 5000만달러의 시 발전기금을 내기로 한 데다 대학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대학 학생회들도 대학생들이 초중등 학교의 방과후 학습 지도 등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는 점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니얼 에건 전국사립대학 협회 회장은 4개 사립대가 유발하는 경제활동 가치가 10억달러 상당이며, 인구 17만2000여명인 이 도시에서 대학들이 9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학생 인두세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같은 도시에 있는 로드아일랜드대 등 2개 주립대 학생들은 인두세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어서 과세 형평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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