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데뷔’ 2NE1,‘여자 빅뱅’ 이미지에 발목 잡히나

‘평범한 데뷔’ 2NE1,‘여자 빅뱅’ 이미지에 발목 잡히나

기사승인 2009-05-18 08:31:00

[쿠키 연예] 여성 4인조 ‘2NE1’(투애니원·박봄, 박산다라, 공민지, 씨엘)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데뷔 전부터 온갖 소문과 수식어를 몰고 다닌 그룹을 위해 SBS ‘인기가요’는 무려 6분 이상을 할애했다. 그동안 숱한 가수들의 곡을 편집하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YG 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신인그룹 ‘2NE1’의 위력을 고스란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17일 ‘2NE1’의 ‘인기가요’ 데뷔 무대는 무난했다. 야구로 비유하면 QS(Quality Start) 정도다. YG 엔터테인먼트의 홍보 전략과 SBS의 파격적인 지원을 감안하면 그리 대단치 않은 수준이다. 데뷔 무대를 성공과 실패로 규정하기도 애매하다. ND(No Decision)이다.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를 빼면 지극히 평범했다.

‘2NE1’은 크게 두 부분으로 데뷔 무대를 구성했다. 멤버의 개성을 살리는 인트로(Intro) 영상이 2분 정도 먼저 나왔고, 4분 내외의 ‘Fire’ 무대가 이어졌다. ‘Fire’의 MR(Music Recorded)이 워낙 코러스 비중이 높아 가창력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안무도 공민지 정도의 독무를 제외하면 고난이도는 없었다.

대다수 가요 팬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면서도 10대 아이돌 팬들을 중심으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외모적 매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다소 자극적인 의견도 있다. 분명 호평은 아닌 셈이다.

이는 그동안 ‘2NE1’이 ‘여자 빅뱅’으로 불리며 ‘Lollipop’으로 가요계 정상을 차지하는 등 엄청난 유명세를 거둔 것과 연관이 깊다. 빅뱅은 현존하는 아이돌 그룹 중 동방신기, 소녀시대와 함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그룹이다. 여자 빅뱅이라는 수식어는 곧바로 ‘2NE1’을 뭔가 대단한 그룹으로 훌륭히 포장시켰다. 빅뱅에 편승한 ‘Lollipop’이 히트를 친 것도 한 몫 했다.

물론 ‘2NE1’의 ‘Fire’도 히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주 놀라운 수준의 음악성은 아니지만, 매력 있는 랩과 후렴구, 퍼포먼스가 탑재됐다. 멤버 4명의 개성도 제각각이다. 박산다라는 벌써부터 외모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종일관 대중성에 매달리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에 질려 있는 가요 팬들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데뷔 무대에서 ‘2NE1’은 화려한 원색 의상, 가벼운 율동 수준의 안무, 카리스마를 강조하기 위한 눈빛 정도를 빼고는 빅뱅과 유사점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기대에 비해 모자라는 박봄과 씨엘의 가창력, 잦은 안무 실수만 그대로 드러났다. ‘2NE1’의 오랜 연습 기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실수를 갓 데뷔한 신인이라고 변호하기도 무색하다.

‘Fire’ 데뷔 무대에서 드러나듯이 가요 팬들은 뭔가 대단한 것을 ‘2NE1’에게 원하고 있다. 여자 빅뱅이란 수식어는 한껏 기대치를 올렸다. 하지만 여자 빅뱅에 걸맞는 성공을 거두기는 결코 쉽지 않다. 오히려 지극히 무난한 수준의 성과도 폄하될 확률이 높다. 극도의 홍보로 높아진 대중의 기대치는 2NE1이 평범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2NE1’은 애초부터 과대평가를 안고 데뷔했다. ‘Fire’가 엄청난 히트를 치지 않는다면 위기 아닌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며 “첫 정규 앨범이 나오기도 전에 자칫 여자 빅뱅이란 수식어에 갇혀 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뱅이라는 화려한 조명이 오히려 ‘2NE1’을 가리고 있는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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