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황석영 논란’… 문화계 치열한 갑론을박

식지 않는 ‘황석영 논란’… 문화계 치열한 갑론을박

기사승인 2009-05-19 15:39:00

[쿠키 사회] ‘황석영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황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해 ‘중도실용’, ‘광주 사태’ 등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 바란다”=황씨는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작가는 언제나 사회적 금기를 깨는 자이며, 나의 장기가 바로 월경(越境)이기 때문에 행동 자체가 논의의 출발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논의의 출발로부터 엉뚱한 해석과 성급한 판단이 속출했다. 내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를 ‘중도실용’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는 “이 정부가 말 그대로 중도실용을 구현하기를 바라는 강력한 소망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라고 표현한 것은 “광주는 내 문학이자 나의 인생 그 자체”라며 “척박한 시대에 진보 정당을 고수하는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의인들”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소위 변절 시비에 대해선 “국내 현안과 정책을 놓고 싸울 때에는 싸워야 하겠지만 타협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도록 정책을 견인해 주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론을박 치열=황씨의 발언을 놓고 문화계에서는 공방이 치열하다. 시인 김지하씨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작가가 좀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그럴 자유는 있어야 한다. 황석영을 내버려 둬라”고 옹호했다. 그는 “좌니, 우니 해서 작가들에게 자꾸 브랜드 딱지를 매기는 버릇들을 하지 말라. 작가는 자유로워야지 무슨 소리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작가에게는 좌우를 오갈 자유가 있다”며 “하지만 작가에게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자유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다. 문제는 바로 황석영이 그 자유를 포기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씨와 진씨는 서울대 미학과 선후배 사이다.

보수성향의 작가인 복거일씨는 “이 대통령은 이문열씨를 먼저 만났어야 한다”며 “좌파 정권 하에서 핍박을 받은 이씨 같은 문인을 제쳐놓고 갑자기 황석영을 데리고 가면 우파에 속한 시민들이 어떻게 보겠냐”고 주장했다.

황씨의 발언에 대해 민감하기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치에서 중도라는 말처럼 실체성이 없고 애매모호한 개념은 없다”며 “만일 이명박 정권이 중도실용 정부라면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을 다시 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진보진영을 흔들었다는 것 하나로 이미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이라며 “황석영의 활용가치는 다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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