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장애 이긴 잉꼬부부 “펜팔친구 장애 보듬어 주다 부부 됐죠 ”

사랑으로 장애 이긴 잉꼬부부 “펜팔친구 장애 보듬어 주다 부부 됐죠 ”

기사승인 2009-05-19 17:45:01
[쿠키 사회] “장애는 사랑의 장애가 되지 않아요, 남편과 아직도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아요.”

결혼 전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남편과 그의 장애를 사랑으로 감싸안고 농삿일을 자처한 추경숙(49)씨 부부가 20일 충북도로부터 ‘행복부부상’을 받는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 화학리에 살고있는 추씨는 고교시절 펜팔 친구였던 동갑내기 남편 조상호씨가 경운기 사고를 당해 왼쪽다리를 잃고 실의에 빠졌을 때 기꺼이 그를 찾아가 튼튼한 다리가 되기를 자처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3년 가까이 편지를 주고 받던 조씨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가 뒤늦게 사고 사실을 알게된 추씨는 19일 “당시 장애의 충격에 빠져 방황하던 남편에게 힘이 되기 위해 수원농촌진흥청을 그만두고 농촌 아낙네가 됐다”고 회상했다.

1982년 남편과 결혼, 사랑의 힘에 의지해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든 농촌생활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농촌진흥청에 근무했지만 농삿일을 전혀 모르던 그녀는 몸이 불편한 남편과 억척스럽게 담배농사를 지어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고민 끝에 부부는 결혼패물을 팔아 산 송아지 한 마리로 시작한 축산업이 잘 풀려 20여년 만에 소가 100여마리로 불어났고 부농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조씨는 “28년간 잉꼬부부로 사는 비결은 의견충돌이 있을 경우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는 한 부부가 감정적으로 부딪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추씨도 “담배농사와 소를 함께 기르던 20년간은 무척 힘들고 고단했지만 불편한 몸으로 꿋꿋하게 견뎌준 남편이 고맙다”면서 “혼기가 찬 딸에게도 아빠 닮은 사윗감을 권한다”고 말했다.

병으로 고생하는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추씨는 3년 전부터 옥천군청에서 혼자 사는 노인에게 제공하는 밑반찬을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펼치는 한편 적십자 활동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있다. 조씨 부부는 충북도가
‘제3회 부부의 날 행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행복부부 이야기’ 인터넷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옥천=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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